‘집사’ 김창선 5일내내 찾아…부시·미테랑도 투숙
트럼프 ‘JW메리어트’ 굳히기…회담장 두고 신경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게 될 숙소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이하 메트로폴) 호텔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한 측 실무대표단이 하노이에 도착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내내 메트로폴 호텔을 찾아 보안·시설 등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멜리아 호텔 등을 제치고 김 위원장의 숙소 내지 양국 정상의 회담장으로 사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메트로폴 호텔은 베트남의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01년 설립돼 1세기 이상의 전통을 이어온 5성급 호텔로, 하노이 동부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 위치해있다. 총 7층 규모에 364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골프코스,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영국의 영화감독 찰리 채플린, 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과 그레이엄 그린, 미국의 영화배우 제인 폰다 등 예술가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미국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정치인이 거쳐간 유서깊은 호텔로 유명하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하노이를 방문하며 머무른 바 있다.
1960년대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의 폭격에 대비한 방공호를 설치, 현재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있어 역사의 아픔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전쟁 이후 프랑스 자본과 베트남 정부의 합작으로 복원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다만 인근의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인 영빈관이 숙소로 결정될 경우, 메트로폴 호텔이 회담장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 등 외신은 앞서 도착한 김 부장 등 북한 측 의전·경호 실무진이 묵고 있는 영빈관이 숙소로 선호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뚜 리엠에 위치한 JW메리어트 호텔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JW메리어트 호텔은 1996년 설립돼 비교적 역사가 긴 편은 아니나, 입구를 봉쇄할 경우 외부와 단절돼 보안·경호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양국 정상이 호수공원을 산책하며 밀담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초기에 국가컨벤션센터(NCC)가 회담장으로 점쳐지면서 도보로 5분 거리인 JW메리어트 호텔이 입지상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북한 측에서는 국가컨벤션센터 규모상 경호 범위가 과하게 넓어지고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한 후보지들로부터 멀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 숙소가 하노이의 서쪽에, 김 위원장 측 숙소가 동쪽에 위치해 10㎞ 이상 차이나는 상황에 정상회담장을 두고 양측이 의전과 관련해 일종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큰 호수인 서호로 둘러싸여 있어 입구를 막으면 봉쇄된다는 장점이 있는 인터콘티넨탈 웨스트 레이크 호텔, 또는 양측 실무대표단이 방문해 함께 식사하고 일정 및 동선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가 회담장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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