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지도 30대 66%, 20대 45%…청년층서 현격한 격차 왜?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5일 16시 49분


30대서 9.1%p 상승해 66.2%…20대는 1.1%p 하락 44.7%
핵심 지지층이던 20대와 30대 지지율 갈수록 큰 차이
20대男 하락 원인…젠더 문제 역차별, 취업난 등 요인
지난해 1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논란도 관련
"20대와 30대 결 달라…20대, 색깔 다양하고 가장 민감"
"30대는 40대와 함께 이념 성향 분류하면 가장 진보적"
"文 최근 경제·각계각층 소통 행보에 반응성 훨씬 높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2주 만에 50%대로 올라섰지만 연령대별 지지율은 현격하게 차이가 나고 있다. 특히 정권 초반 핵심 지지층이었던 20대와 30대 지지율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20대 지지율은 지난해 말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반면 30대 지지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해 사이트 차단 인터넷 검열 논란과 여성가족부의 아이돌 외모 지침 논란 등 단기 이슈의 영향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론 ‘공정성’을 둘러싼 문제의식이 20대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8~2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4명을 상대로 조사해 25일 공개한 2월 3주차 주간집계(95% 신뢰 수준·표본오차 ±2%p·응답률 5.5%)에 따르면 20대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1%p 내린 44.7%를 기록했다. 반면 30대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9.1%p 오른 66.2%로 집계됐다. 21일 공개한 2월 3주차 주중집계에선 20대 지지율은 41.5%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3주차 주간집계에서 20대와 30대 지지율이 21.5%p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 긍정·부정평가 간 격차가 오차범위(±2.0%p) 밖인 6.9%p이고, 사례수가 적다는 측면에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등락에 있어서는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비단 리얼미터 조사뿐 아니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22일 공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표본오차 ±3.1%p·응답률 16%)에 따르면 20대 지지율은 41%를 기록했다. 반면 30대 지지율은 59%를 기록하며 18%p 차이를 나타냈다.

20대 지지율은 정권 출범 당시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이제는 ‘아픈 손가락’이 된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 원인에 대해 공통적으로 ‘공정성 결여’를 지적한다. 20대 지지율이 개인적 이해에 따라 변동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현 정부 정책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느꼈던 문제점들이 누적돼 분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20대의 하락 양상 자체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2~3달 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금수저, 헬조선 등의 용어가 나오면서 청년 세대들이 좌절했고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촛불 시위에 뛰어나갔지만,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반발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20대 남성 계층의 하락세와 관련해선 크게 젠더와 취업난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권 실장은 “본인의 문제로 인식하기보다 타인의 문제, 정부의 문제로 인식하고 역차별에 대한 반감 등이 축적돼 온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의 여성 정책에 대해 옳고 그른 것과 별개로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기본적으로 취업도 어렵다 보니 그에 대한 피해의식도 내제돼 있어, 현 정부의 정책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곽 교수는 “20대 지지율 하락의 큰 원인은 남성들에 있다”며 “취업난에 대해 여성들로부터 피해를 본다는 생각과 ‘미투’ 운동이 불면서 역차별이 불고 있는데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면서 전반적으로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취임 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던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선수 출전에 따른 한국 선수들의 기회 박탈로 이어지자 불공정성이라는 논란이 인 바 있다.

곽 교수는 “남측 선수들이 북측 선수 출전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보면서 불공정성 논란이 하나의 단초가 됐고 정의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회가 그렇지 않은 데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고스란히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30대 지지층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계층별 성향에 따른 차이라고 전문가는 내다봤다.

권 실장은 “20대와 30대는 결이 다르다”며 “30대는 40대와 함께 이념 성향으로 분류하면 가장 진보적인 세대로,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고, 최근 보이고 있는 경제 및 각계각층 소통 행보에 대한 반응성이 20대보다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20대는 개인 차가 많겠지만 색깔이 다양하고 제일 민감층”이라며 “반면 30대는 가정이 있기 때문에 체제와 조직에 순응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대 목소리는 현 사안의 문제점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비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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