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경제·자주'에 방점 찍은 메시지 발신할 전망
새로운 100년, 출발선 설정…평화경제 언급 가능성
'포스트 하노이' 국면 반영한 남북 경협 거론할 듯
3·1절 100년, 자주적 역할 대외 천명할 최적의 장
1차 남북회담, 한반도 新경제지도 구상 관련될 듯
광화문 광장 개최, 촛불집회 시발점 상징성 반영
이틀 후 백돌을 맞는 3·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100년을 위한 ‘신(新) 한반도 체제’의 비전을 천명한다. ‘평화·경제·자주’에 각각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발신할 전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로 다음 날 열리는 3·1절 100주년 행사는 문 대통령에게 특별히 다가올 수밖에 없다. 불행했던 과거사의 흐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향후 재편될 한반도 주변 질서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할 최적의 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3·1절 메시지에는 ‘포스트 하노이’ 국면을 반영한 ‘평화·경제·자주’ 키워드가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가 일정부분 해소된다면 급물살 타게 될 남북 경협 국면에서 우리가 거둘 과실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100돌을 새로운 출발선으로 설정하고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 국면을 발전시켜 평화 공동체, 나아가 경제 공동체를 형성해 종국적으론 번영의 역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신 경제 체제 구상의 골자는 ‘평화경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이 평화정착을 이끌고, 형성된 평화 분위기가 또다시 다시 협력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평화경제 공동체를 만든다는 메시지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대화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담긴 USB를 전달한 것도 신 한반도 체제를 이끄는 안(案) 중 하나가 아니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남북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경우에 대비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역할과 준비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경제가 개방 된다면, 주변국가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메시지를 천명하기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을 하듯 2차 북미회담이라는 ‘빅 이벤트’가 예정된 주간에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을 새로이 제시했고, 두 번의 공식 회의를 통해 자주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구상은 고스란히 1년 전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도 반영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로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우리는 앞으로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새 훈장이 추서된 유관순 열사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독립투사의 그간의 희생과 주권을 빼앗긴 쓰라린 역사 등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00주년의 의미를 부각하고, 저평가 받아온 독립운동의 역사는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대척점에 있는 친일의 역사는 청산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발신하며 새로운 시작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 국면을 돌이키며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스쳐 지나온 상황 등을 거론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면서 올해의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주체적 역할을 다시금 다짐할 확률도 높다.
또 신 한반도 체제의 무게 중심을 남북 경제 협력을 두고 이를 위한 적극적인 뒷받침을 통해 새로운 100년 만큼은 주도적으로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길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연설비서관실에서 올린 3·1절 기념사 초안을 토대로 문장 하나하나를 가다듬고, 단어 선택 등을 고심하며 수정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100주년 기념식 개최 장소가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 광장으로 채택된 것도 대통령의 이러한 의중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권 출범의 시발점인 이 곳에서,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 출발을 외치는 데 의미는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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