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빈칸 채우기 나선 北-美정상, 다자 평화협의체도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8일 03시 00분


[김정은-트럼프 1박2일 핵담판]하노이 선언 무슨 내용 담길까

평양 주민들도 “하노이 상황이 궁금해” 27일 평양 노동신문 게시대에 주민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소식을 읽으려고 모여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지면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하노이를 찾은 김 위원장 관련 
사진을 13장 실었다. 평양=AP 뉴시스
평양 주민들도 “하노이 상황이 궁금해” 27일 평양 노동신문 게시대에 주민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소식을 읽으려고 모여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지면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하노이를 찾은 김 위원장 관련 사진을 13장 실었다. 평양=AP 뉴시스
‘하노이 선언’ 발표를 하루 앞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 전까지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인 북한의 비핵화 수준을 확정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이 이날 만찬 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꺼낸 단어도 “많은 고민과 노력과 인내”였다.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에 예상보다 더 높은 비핵화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미 간 막판 기싸움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생각보다 센 미국 압박에 김정은 고심

이날 260일 만의 첫 만남에서 두 정상이 보여준 협상 태도는 대조적이었다. 김 위원장이 ‘고민’을 언급하며 비핵화 회담에 임하는 각오와 비장함을 풍겼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 잠재력’을 거론하며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려 했다.

북-미는 전날에 이어 27일에도 실무협상을 열지 않았다. 그 대신 각자의 최종 카드를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과는 딴판이다. 당시엔 정상회담 전날에도 밤 12시를 넘겨 실무진이 모처에서 합의문 최종 담판을 위해 접촉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나서 고위급 협상을 이어갔다. 이번엔 협상의 핵심 이슈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수준과 대북제재 완화 이슈를 두 정상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플러스알파(+α)를 해야만 대북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플러스알파로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에서 한 연설에 힌트가 있다. 당시 비건 대표는 ‘영변 너머(beyond Yongbyon)’를 언급하며 “북한 전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미한다”며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영변 그 이상’의 요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측은 ‘모든 것이 타결되기 전에는 아무것도 타결된 것이 아니다(Nothing is agreed until everything is agreed)’라는 원칙론에 입각해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교만찬은 사실상 정상 간 ‘실무협상’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정상이 28일 정식 회담 전 서로의 온도 차를 감지하고, 조절하며 하노이 합의문 빈칸 채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 트럼프 “중, 러, 일, 한국 도움 될 것”

이번 합의문은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합의 사항을 세분화·구체화하는 양식으로 작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는 비핵화와 대북제재 외에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등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비교적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양측은 회담에서 6자 회담국들을 중심으로 다자 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종전선언을 자구 그대로 담는 것을 넘어 평화체제로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 김 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만찬을 1시간 반 앞두고 트위터에 “김정은과 나는 매우 열심히 비핵화를 위한 뭔가를 도출하고, 북한을 경제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이 이 과정에서 아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북핵 6자회담 형식을 차용하는 한편, 비핵화 비용 분담 주체들을 암시한 것으로도 보인다.

하노이=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차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하노이 선언#비핵화#다자간 평화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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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추천 많은 댓글

  • 2019-02-28 05:20:11

    문재인 일당이 중국 똥구멍을 빨아대니까 트럼프는 북한에 미군을 두고 중국 러시아를 방어하고 싶은거지 미국이 한반도 거점을 남에서 북으로 옮겨버리면 남한은 거지 나라 북한이 풍요를 누리게 될텐데 정말 걱정스럽다 남한 개등신 빨갱이들아 정신을 차려라

  • 2019-02-28 06:25:22

    고삐를 더욱더 조여라! 항복이 코앞에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적화야욕을 버릴때까지 제재를 풀어서는 않된다.

  • 2019-02-28 05:06:20

    고모부와 친형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북주민 3백만을 굶겨죽인 망나니와 대화라니 개트럼프 개문재인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제버릇 개주겠나? 이 두개놈들아 믿을놈과 대화해야지 변덕이 죽끓듯 하는 놈과 대화라고? 에잇 개돼지보다 못한 문재인과 트럼프시키 지옥에나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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