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선언, 종전선언 또는 평화선언 담길까…“적대 청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8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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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직접적 종전선언보다 평화선언 형식 가능성
"한국전쟁 종식, 상호 불가침, 관계 개선" 등 문구
평화협정 체결 논의 다자간 실무그룹 운영 포함도
북미 평화 구축 합의 뒤 4자가 종전선언 할 수도

북미간 하노이 담판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에 따른 유력한 상응조치로 거론되는 종전선언이 하노이 선언문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용과 형식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청와대는 북·미가 종전선언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회담에서 북미 양자간 종전선언이 합의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의제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종전선언의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북미 사이에 얼마든지 합의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정책대표도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6·25 전쟁이 끝났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추진된 종전선언은 그 자체로는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과정의 중간 단계로 설정된 개념이다. 종전선언이 전쟁을 끝내자는 의사 표명이라면 평화협정은 법적, 제도적 합의 문서다.

종전이 선언된다면 1953년 체결된 정전 협정 이후 65년간 이어져 온 남북 간의 휴전 상태가 종식된다. 종전 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행위지만, 북한이 바라는 체제 보장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53년 정전에 들어간 이후 반세기 넘게 미국과 북한은 적대관계를 유지해 왔다. 종전선언은 북미 간 이러한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시발점이 되어 평화 협정, 불가침 조약, 북미 수교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인 ‘하노이 선언’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로 북미 간 양자 종전선언 관련 문구가 어떤 형식으로든 합의문에 명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에 종전선언을 하기보다 ‘언제까지 종전선언을 채택하고, 평화체제 협상을 추진하기로 한다’는 식의 문구를 공동선언에 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종전선언’이란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와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간다는 약속을 담은 문구나 평화협정으로 가는 중간 단계인 ‘평화선언’이나 ‘불가침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합의문 본문에 담기면 한국전쟁 종식과 상호 불가침 그리고 관계 개선이라는 단어들이 들어간 문장으로, 별개의 부속합의서가 만들어지면 이들이 각각 독립된 조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종전 선언이 이뤄져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 선언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당사국 중 유일한 적대 관계인 북미 양자 종전선언을 먼저 도출한 뒤 항구적 다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수순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신년사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진행할 다자간 실무그룹 운영이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이번에 2자 종전선언을 한 뒤 한국과 중국이 참여해 국제법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종전선언을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주한미군 주둔은 하노이 선언문에 포함될 수 있는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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