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도” vs “공허한 구상”…文대통령 3·1기념사 엇갈린 반응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일 17시 11분


친일청산에…“대립극복·변화 의지”vs“新 적폐몰이·매커시즘”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내빈들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3.1/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내빈들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3.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100주년 기념사에 대해 여당과 범진보진영은 1일 문 대통령이 중재자에서 ‘주도자’가 되겠다는 신(新) 한반도체제 구상을 제시했다고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분열적 역사관’, ‘공허한 한반도 구상’을 재차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신년사가 “한반도 중재자에서 ‘주도자’로서 미래 국제 질서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 신한반도체제를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 ‘이념과 진영의 시대를 끝낸 새로운 경제협력공동체’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남북 경제 협력은 남북간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를 공고히 하는 전략적 수단이기도 하다”면서 “추후 전개될 북미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올해 화두를 ‘평화 경제, 새로운 100년’으로 삼았다”며 “국민과 함께 한반도 평화 공존을 바탕으로 동북아 경제 공영의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할 수 있도록 문재인정부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과소평가되고, 분열적인 역사관이 강조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권들어 공화주의와 법치주의가 흔들린다는 국민적 걱정과 각종 민생 추락에 대해선 한마디 사과와 반성도 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과 자화자찬으로 일관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순국선열 앞에서 신(新)매카시즘을 꺼내든 기념사가 아쉽다”며 “3·1절 100주년을 기념한 오늘부터라도 당장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 파괴하기 위한 ‘신 적폐몰이’와 국민 편 가르는 정치를 당장 그만뒀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1일 오전 경남 함양군 함양읍 일원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풍선을 날리고 있다. (함양군 김용만 제공) 2019.3.1/뉴스1
1일 오전 경남 함양군 함양읍 일원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풍선을 날리고 있다. (함양군 김용만 제공) 2019.3.1/뉴스1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차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며 “합의를 가정하고 쓴 것을 수정 없이 그대로 읽은 것인지 의아하기만 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남북 교류 협력에 대한 청사진은 장밋빛으로 휘황찬란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북한 핵 폐기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도 발견할 수 없으며, 최소한의 대한민국 안보에 대해서는 아예 안드로메다로 관광을 보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반쪽짜리 역사관과 공허한 한반도 구상을 보는 것이 거슬린다”며 “3·1정신을 계승해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을 갈라놓는 불필요한 역사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제잔재청산과 평화와 공존의 한반도에 대한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또한 대립과 분열, 차별과 배제가 일제가 우리에게 남긴 큰 적폐이고, 대립을 극복하고 특히 빨갱이 등 마타도어를 통한 차별과 배제, 혐오의 대한민국을 이제는 바꾸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도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미래 비전이 혁신적 포용국가에 머문 것은, 촛불민심으로부터 최고권력을 수임받은 대통령으로서 충분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공존과 합의의 정치체제 구축과, 양극화로 신음하는 민생과제를 해결할 경제구축을 위한 확고한 변화가 올해 안에 가시화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신년사가 “자주적이며 정의로운 주체가 주도하는 100년의 상이었다. 이제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말 대로 친일청산을 통해 정의를 세우는 일이 첫 번째일 것이다. 모래 위에 제 아무리 훌륭한 집을 지은들 결국에는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또 “다가올 100년, 평화의 한반도에 최고의 동맹은 남과 북일 것이다.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이 땅의 독립을 위해 외쳤던 함성들이 다시금 한반도의 봄을 그리며 울려 퍼질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한다”며 “결렬된 북미정상회담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꽃샘추위로 여기고 다가올 봄을 위해 닫힌 창을 열어보자”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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