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아호텔 나서 차량 타기 직전에도 불편한 표정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베트남 친선방문 일정을 시작하며 처음 공식석상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표정은 다소 지쳐 보였다.
전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된 채 끝난 북미정상회담의 여파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인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1일 오후 55년 만에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1일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21분 숙소인 멜리아호텔을 전용리무진을 타고 빠져나와 6분 뒤인 3시27분 베트남 주석궁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3시30분 기다리고 있던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겸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환영의 꽃다발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인공기와 베트남 금성홍기를 흔들며 환영나온 어린이들에게 인사하고 악수를 나눴다.
이후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의장대 사열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의장대 사열에 앞서 고개를 숙여 ‘목례’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열이 끝나고 김 위원장과 쫑 주석은 양측 정부 인사들을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 김 위원장의 얼굴 표정은 굳어 있지 않았고 옅은 미소도 보였다. 이날 치러진 환영식은 10여분 정도 소요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일정에서 여러가지 지원을 해준 쫑 주석에게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목소리는 다소 가라앉았고, 피곤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전날 북미정상회담 ‘결렬’ 여파로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숙소인 멜리아호텔을 처음 나서 차량을 타기 직전에도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53분 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리무진을 타고 주석궁을 떠났다.
이후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및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저녁에는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리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이번 만남에서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 경험 전수를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27~28일 북한 대표단은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을 시찰했다. 하이퐁은 베트남 경제 발전을 주도한 지역으로, 외자를 유치한 기업이 많이 밀집해 있어 베트남의 과거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 지구다.
최근 방북했던 베트남의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도 리용호 외무상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이 요청할 경우 베트남은 국가 개발과 사회주의 경제 발전 경험을 함께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귀국길에 오를 2일 오전에는 전쟁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묘에 헌화가 예정돼있다. 호찌민 전 주석은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북한 주석과 하노이에서 2차례 정상회담을 한 인연이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동당역으로 출발, 특별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만큼, 돌아가는 과정에서 대책 마련을 위해 ‘깜짝 방중’ 가능성도 있다.
(하노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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