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 위한 숨고르기” vs “상황 오판”…북미회담 진단·처방 이견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4일 11시 08분


범여권 “文대통령 역할 중요”
보수야당 “결렬 책임은 北에…외교안보라인 교체해야”

여야는 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달 27~28일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면서 엇갈린 진단과 처방을 내놓았다.

범여권에선 진전을 위한 숨고르기라고 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론을 강조한데 반해 보수야당에선 우리 정부가 상황을 오판했다면서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를 촉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은 결렬이 아니고 잠시 중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의 평가를 보면 회담이 결렬된 것이 아니라 합의가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 큰 진전을 위한 숨고르기, 생산적 진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이룰 당사자로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고 문 대통령과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북미가) 대화는 계속 이어갈 것이고 중재자인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으며 설훈 최고위원도 “(회담) 이후 북미의 발언을 보면 충분히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평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미회담은 겉으로는 결렬이지만 속으로는 끝난 것이 아니라 상황과 정세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했고 같은 당 장병완 원내대표도 “굳건한 한미 동맹과 남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북미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 조속한 3차 북미 협상의 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상무위원회의에서 “2차 북미협상이 공식적인 성과 없이 끝났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은 계속돼야 하고 더 속도를 내야 한다”며 “지금부터 우리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반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북정상회담의 결렬 원인과 책임은 핵 폐기를 거부한 북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영변 이외 또 다른 핵시설이 드러난 것을 보면 이 정권의 대응이 얼마나 안일하고 무책임했는지를 여실히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남북경협에만 신경을 쏟아 북한의 숨은 핵 시설도 미국의 입장 변화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운전자냐, 중재자냐 등의 말장난에서 벗어나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핵화가 없는) 나쁜 합의보다는 회담 결렬이 다행이 아닌가 한다”며 “그동안 궤도를 이탈한 비핵화 회담이 궤도를 정상화하는 계기로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전부터 영변 외 핵시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묻고 싶다”며 “알고 있는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주장을 했다면 대국민 사기고 모르면 외교안보 무능이자 안보 대참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북정상회담에 관여한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북미회담 결렬을 통해 김정은에게 더 이상 능욕을 당하지 않고 상황을 잘 정리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북미회담을 오판한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미 관계자들은 협상 결렬에 다른 시나리오도 준비했다고 하는데 한국만 딴 세상에 살았다”고 꼬집었다.

하 최고위원은 “하노이 회담이 성공할 것으로 보고 스스로 외통수에 걸렸다”며 “(정부가) 오판하도록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외교안보 라인은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한미 국방당국이 올해부터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의 명칭을 없애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독수리 군사훈련 등의 폐지를 환영한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으며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 군 당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안보 근간인 연합방위 전력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안보 무장해제 조치”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대미 협상에 나서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민들의 안보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용 문제를 들어서 한미연합훈련 폐지를 요구했다고 해도 우리 정부가 이에 그대로 응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하노이 북미회담은 결렬이 아니고, 북미간에 새로운 중재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19.3.4/뉴스1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하노이 북미회담은 결렬이 아니고, 북미간에 새로운 중재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19.3.4/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