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까지 상호통보 예정이었으나 못해
군사합의 기한 못박힌 이행조치 중 첫 지연
북미정상회담 실패로 군사합의 영향 우려
"명단 통보 협의 중…4월 시행 차질 없을 것"
"남북 군사대화 재개…의행 의지 갖고 실천"
남북이 지난달 말까지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던 남북 공동유해발굴단에 대한 상호 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9·19 군사합의 이행 조치 중 첫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
4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남북 군 당국은 지난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6·25전쟁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대령급 책임자로 각각 5명씩 유해발굴 공동조사 및 현장지휘조를 구성하기로 했다.
우선 지난해 지뢰제거와 도로개설 등을 진행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2월말까지 공동유해발굴단을 구성을 완료하고 관련 내용을 상호 통보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4일 현재 공동유해발굴단 구성 등에 관한 남북 간 상호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군사합의서에 기한이 명시된 조항 중 이행되지 않은 첫 사례가 됐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서명한 뒤 지금까지 육·해·공 적대행위 금지를 시작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DMZ GP(감시초소) 각각 11개 시범철수,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 등 합의 내용에 대해 기한 내 이행했다.
남북은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지난해 화살머리고지 일대 군사분계선(MDL)을 관통하는 폭 12m, 길이 1.7㎞의 비포장 전술도로를 연결했다.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을 마치면 전기와 통신선로를 깔고 공동사무소도 개설해 4월부터 본격적인 유해발굴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통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렇듯 공동유해발굴단 구성과 통보가 기한을 넘긴 것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정표대로 착착 진행됐던 9·19군사합의는 올해 들어 상대적으로 주춤한 상태다.
지난 연말 구성이 기대됐던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는 아직 북한과 구체적인 논의를 못하고 있고, JSA 자유왕래는 공동관리기구 구성 및 운영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더 이상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으로서는 핵폐기와 제재 완화가 걸린 북미회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남북 간 군사논의에 힘을 분산할 여력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남북 군사대화와 군사합의 이행 속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북한이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북미회담의 후속조치에 매진하면서 남북 군사대화를 속개하는데 부담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미 군당국이 연례적으로 해오던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의 명칭을 바꾸고, 훈련 기간과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의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군사분야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남북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명단 통보를 하려고 협의 중으로, (명단 통보가) 완료되면 4월부터 (유해발굴을) 시작하는데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서로 간에 실무적으로 진행되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 그럴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 사안에 대해 준비 중에 있고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현재 문서를 통해서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진행되는 사항에 대해 구체화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남북 군당국이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며 “군사합의는 다소간 시기에 있어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겠지만 남북 모두 이행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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