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文정부, 경제 망가뜨리고 있어… 안보도 하나하나 무너져 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5일 03시 00분


황교안 한국당대표 본보 인터뷰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 도중 웃고 있다. 황 대표는 인터뷰 과정에서 ‘친박 프레임’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 도중 웃고 있다. 황 대표는 인터뷰 과정에서 ‘친박 프레임’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자유한국당은 이제 사람(박근혜 전 대통령)을 따라가는 정당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헌법을 따라가는 정당이 될 것이다.”

황교안 신임 한국당 대표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기간 내내 발목을 잡았던 ‘박근혜 탄핵 프레임’에 대해 “적어도 당 안에선 들어본 적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에둘러 질문을 해도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지난해 탈당한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서청원 의원도 ‘통합 대상’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한 의원들 징계 등 민감한 문제는 특유의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갔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국가정보원 대공수사 기능 폐지 등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땐 답변이 비교적 뚜렷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당대회 과정에서 태블릿PC, 탄핵 논란 등으로 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빠졌는데….

“누가 그렇게 평가하나. 오히려 전대 이후 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변화하고 있고, 오해가 해소돼 가면서 힘이 모이고 있다. 특정 프레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그동안 ‘박근혜당’이었던 만큼 이제 ‘황교안당’으로 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아니다. 왜 ‘황교안당’이 돼야 하나. 우리 당은 ‘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은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보수정당이다. 보수는 헌법의 좋은 가치, 즉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향점으로 한다. 당의 지향점은 ‘누군가’(박 전 대통령)가 아니라 이런 가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검토했던 당 갈등 해소를 위한 ‘탄핵 끝장토론’은 할 것인가.

“과거로 돌아가서 허우적거릴 상황이 아니다. (탄핵 문제를 놓고) 끝장토론을 하면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나. 2년 넘게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끝나질 않는다. 경쟁국들은 우리가 허우적거리는 사이에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멀어지고 있다.”

―사무총장 등 당직 인사가 ‘친박 일색’이라는 평가가 많다.

“(기자를 바라보며) 친박이 뭔가? 친박근혜? (내가 취임한 뒤) 인사가 이뤄진 분들의 계파를 한번 봐라. ‘김 아무개(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내정자) 한 사람만 복당파’라고 하는 건 곡해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비판이다.”

―보수통합을 총선 승리 전략으로 꼽았다. 바른미래당은 물론이겠고, 서청원 의원도 통합 대상인가.

“특정인을 놓고 이 사람이 되냐 안 되냐, 이런 대화는 전혀 좋은 대화가 아니다. 통합의 기준은 (그 대상이) 헌법 가치에 충실하냐,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큰 틀의 헌법 가치를 같이하느냐다. 그렇다면 폭넓게 같이할 것이다.”

―비대위 체제에서 단행한 현역 의원 21명 교체라는 인적 쇄신을 동의하나.


“이미 이뤄진 일에 대해서는 평가하기보다는,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 잘된 게 있다면 인정하고 부족한 게 있으면 보완해 나가겠다.”

―문재인 정부를 ‘좌파 사회주의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했는데….

“기본적으로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 잘못된 경제정책 실험으로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는 건 반드시 막아내야 하고, 강한 의지로 투쟁해야 한다. 북한의 핵 고도화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안보도 하나하나 무너져가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시급하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하는 사항들이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수처 설치와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는….

“고위공직자 비리를 철저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하기 위한 제도는 이미 있다. 제도가 모자라서 공직 비리를 바로잡지 못하는 게 아니다. 운영을 잘해야 한다. 여권은 드루킹 판결에 대해 판사를 겁박하는 등 있는 제도도 망가뜨리고 있다. 지금 법도 망가뜨리면서 새 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건 염치없는 일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간첩을 잡는 기관은 국정원밖에 없는데,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면 누가 (간첩 수사를) 하겠나. 안 하겠다는 소리다. 북한의 어떤 행위도 용인하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여러 현안을 대통령과 논의할 단독 회담을 요구할 것인가.


“필요한 때에 회담이 개최돼야 한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시절) 대화를 거부한 것은 그 자체가 청와대의 독선과 오만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검사장 승진을 두 번 탈락했다. 문 대통령이 당시 대통령민정수석, 대통령비서실장이었는데….

“나는 과거는 기억나지 않는다. 미래만 바라보겠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 기자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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