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각·청년동맹 등 주요 간부들, 金칭송 기고문
"원수님 뜻 관철하는 충정과 의리" 일심단결 강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국 방문 업적 띄우기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 성과를 칭송하는 간부들의 기고문과 기뻐하는 주민들에 대한 사진과 기사,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신문 1면에는 박태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부총리, 김만수 전력공업상,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 리재현 농업성 부상, 박명진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주요 조직 간부들이 외국 방문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기고문이 실렸다.
박태덕 부위원장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이번에 단행하신 2만여리 대장정은 주체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온 누리에 떨쳐주시고 사회주의 나라들 사이의 친선 협조관계 발전에 불멸의 공헌을 하신 역사적인 장거"라고 치켜세웠다.
김 내각 부총리는 "제2차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과 윁남(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조국에 돌아오신 소식을 접한 우리 내각의 전체 일꾼들과 정무원들은 지금 세찬 격정으로 심장의 피를 끓이고 있다"며 "최고영도자 동지의 불멸의 업적을 경제건설 성과로 빛내는데 적극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은 별도 기사들을 통해 "우리 원수님께서 조국으로 돌아오셨다! 꿈에도 기다리던 소식을 접한 집집의 창가마다에는 불빛이 꺼질 줄 모른다"며 김 위원장의 방문 성과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 내부 반응이 이처럼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4일(현지시간)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내부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는 소문이 퍼지자 지역 보위부가 차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국가정보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내부적으로 당초 회담 결과에 대해 상당한 기대가 있었으나 합의 불발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김 위원장이 '빈손'으로 귀국했지만 '수령의 무(無)오류성'을 강조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북한 당국이 이를 주민들에게 솔직히 밝히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매체들이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했을 때부터 외국 방문 성과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고취해온 만큼 '수습'도 필요하다.
신문은 이날 '열흘 낮, 열흘 밤'이란 제목의 정론을 통해 "오늘 우리의 가장 맑고 깨끗한 양심은 조국과 인민을 위해 불철주야의 노고를 바치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진심으로 받들고 따르며 그이의 구상과 뜻을 결사의 정신으로 관철해가는 충정이고 의리"라며 일심단결을 강조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북한 간부와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은 이날 1면에 '일심단결은 조선(북한)의 첫째가는 위력'이란 제목의 기사도 실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는 전날(5일)에도 김 위원장의 귀환 소식을 전하며 북한 주민들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김 위원장을 열렬히 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5일 새벽 3시쯤 평양역에서 열린 환영식에는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마중 나와 '만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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