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구한 ‘+α’는 “비핵화 개념 명확히 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8일 03시 00분


소식통 “北에 특정한 핵시설 넘어… 모든 WMD 포함한 범위 요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 하노이 합의 결렬 후 회견에서 밝힌 ‘미국 측이 영변 핵 폐기 조치 외에 끝까지 주장한 한 가지’는 미국이 제시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정의(definition)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한 가지가 영변 외 다른 핵시설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망해 왔다.

7일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영변 폐기’ 카드를 가져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범위에 영변 핵시설은 물론이고 다른 핵 관련 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영변 전체 시설에 대한 폐기를 거듭 마지노선으로 제안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월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북한) 비핵화의 시험지는 WMD 프로그램 제거 여부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 없이 회담장을 떠나려 하자 급히 움직이며 영변 핵시설의 전체 폐기임을 강조했지만 미국은 이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미국#비핵화#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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