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주인공 할머니들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 영화는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면서 찾은 소소한 기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10일 청와대 페이스북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4일 서울 예술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본 뒤, 6일 이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다. 청와대는 이같은 편지를 듣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3분40초 가량의 영상에 담아 공개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칠곡 가시나들께’라고, 애정과 존경을 담아 불러본다”며 “1930년대 태어난 가시나들에게 배움의 기회는 쉽지 않았겠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박해와 가난 속에서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낸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80줄에 이르러 글자를 배울 용기를 내고 ‘도라서 이자뿌고 눈뜨만 이자뿌는’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칠곡 가시나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처음으로 이름 석 자를 쓰고, 처음 편지를 쓰고, 처음 우체국에 가고, 아무도 ‘꿈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던 세월을 건너 가수라는 꿈을 찾아 노래자랑에도 나가고… 떨리고 설레는 첫 순간들을 맞이하는 칠곡 가시나들의 얼굴을 보면서 덩달아 마음이 환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칠곡 가시나들에게 첫 극장관람 영화는 자신들이 주인공인 ‘칠곡 가시나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늦은 처음, 하지만 이제라도 스스로 찾아내신 그 모든 처음을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이같은 편지와 함께 할머니들의 이름과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인쇄한 책주머니, 학용품도 선물했다.
이에 할머니들은 눈물을 보였다. 곽두조 할머니는 “(칠곡에)한번 오시소”라며 김 여사를 초대했고, 강금연 할머니는 “이름도 새기(새겨)가지고 가방을 보내줘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손주를 줄 마음이 안 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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