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이순자와 함께 광주행…지지자들 흥분에 욕설까지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1일 08시 33분


“인민재판‘ 격분 보수단체들 철수과정서 격한 충돌
”북한국 개입“ 주장 지만원도 참석…일부 돌출행동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자신의 회고록에 고(故)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11일 열리는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으로 출발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자택에서 나와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문 앞에 준비된 승용차에 올라탄 전씨는 지지자들의 연호 속에 광주로 떠났다.

취재진과 전씨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 전씨 자택 앞 연희동 골목은 이른 시간부터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6개 중대 350여명의 경찰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오전 7시가 되기 전부터 전씨의 자택 앞에 모인 보수단체 구국동지회에서 나온 50여명은 ”광주재판은 인민재판“이라고 외치며 전씨의 광주행을 강하게 비판했다.이들은 ”5·18 유공자 명단은 절반이 가짜이고, 5·18 때문에 나라가 골병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소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온 지만원씨도 이날 현장에 나와 전씨의 광주재판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전씨가 탑승한 차량이 골목길을 빠져나가려 하자 한 지지자는 이날 재판이 인민재판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전씨의 차량을 향해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지지자도 있었다.

전씨의 차량이 떠난 이후 현장 인력이 철수하는 과정에 곳곳에서 격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전씨를 아직 이 나라의 영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격분해 해당 기자를 밀치고 욕설을 하며 따라가는 등 거세게 몰아붙였다.

5·18 민주화운동 이후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 전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부장판사 장동혁) 심리로 열리는 공판기일에 출석할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면서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의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 신부의 유가족과 ’5월 단체‘는 회고록이 발간된 직후 전씨를 고소했고 광주지검은 수사 끝에 전씨를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전씨는 그동안 재판을 준비한다거나 알츠하이머와 독감 증세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재판에 두 차례 불출석했다. 지난해 9월에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피고인 신분인 전씨가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재판이 연기되자 광주지법은 전씨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한 바 있다. 구인장이 발부되자 전씨 측은 재판에 자진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발부된 구인장은 전씨가 법원에 도착한 이후 집행될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는 이순자 여사와 변호사가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 측은 이 여사를 자신의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같이 출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씨가 광주로 향하는 동안에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소속 형사들과 경찰 경호대가 전씨의 차량을 뒤따를 예정이다.

현재 전씨가 탑승한 차량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항 상태다. 경찰은 전씨가 출발한 지 5시간 만인 오후 1시30분쯤 광주지법에 도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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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News1

보수논객 지만원 씨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전 씨의 법정 출석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보수논객 지만원 씨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전 씨의 법정 출석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을 앞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뉴스1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을 앞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뉴스1

1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될 예정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열릴 예정인 광주지법 법정동 앞에 취재진들이 모여있다. © News1

 1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될 예정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열릴 예정인 광주지법 법정동 앞에 취재진들이 모여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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