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비오 신부 조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전두환 재판 지켜볼 것”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1일 14시 22분


“잘못했다 한마디만 해도 광주시민 恨 풀릴 것”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광주법정에 출석한 11일 오후 광주법원 앞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 News1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광주법정에 출석한 11일 오후 광주법원 앞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 News1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11일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지고 차분하게 전두환씨(88)의 진술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조 신부는 전씨가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출석한 것과 관련해 “전씨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조비오 신부가 지켜봤다면 그 피가 더 끓어올랐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차분하게 재판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전두환의 군부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해 올 때 광주시민들은 성숙한 민주주의로 대처했다”며 “질서를 지키며 대동단결했고, 폭력 등의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폭력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수구보수 언론 등이 광주가 폭동의 기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이에 전두환이 광주에 오지않는 빌미를 제공하는 등 앞으로 재판에 득이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성숙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정에서 전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아마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겠지만 전씨에게 ‘정말 사죄하고 회개하라’, ‘광주시민에게 정말로 석고대죄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죄를 지었다, 잘못했다는 한마디를 하면 광주시민들의 그동안 한이 풀릴 것”이라며 “특히 5·18 진상규명에도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열린 재판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참했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전씨는 11일 오전 8시32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광주로 출발해 이날 낮 12시34분쯤 광주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에 도착했다. 애초 출석 시간보다 2시간 빠른 시각이다.

(광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