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남북경협 사업 추진에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핵화·남북관계 관련 사안의 원활한 공조를 위해 마련된 워킹그룹 대면회의가 석달 만인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미국이 2차 북미회담 이후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 비핵화 추동 방안으로 바라보고 있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회의는 그간 대면회의를 주재해 온 이도훈 본부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대표 대신,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지휘봉을 잡아 눈길을 끈다. 이 단장 등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남북협력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조율을 담당해온 이 단장은 그간 한달에 한번 꼴로 열리는 대면회의 사이에 중간 점검 차원에서 열렸던 화상회의를 주재해왔으나, 대면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도훈 본부장은 지난 5~8일 방미해 비건 대표와 만나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만큼 이번 대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최근 남북·북미관계 동향을 공유하고, 남북협력 등 제반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이 이끄는 우리 대표단에는 외교부 외 통일부, 청와대 소속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하노이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한미간 시각 차이가 표면화되고 있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이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7일 국무부 고위 관리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경협에 대해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선을 그은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통일부는 전날 공개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대비해 대북제재 틀 내에서 사전준비와 환경조성을 하겠다”며 사실상 재개 준비를 공식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일단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보다는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예외 승인을 받은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1월 열린 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서 미측의 양해를 얻은 남북간 도로 공동조사와 유해발굴에 대한 제재 면제 여부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올해 업무 추진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 뭐 당장 어떻게 하겠다 이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는 당연히 우리의 중요한 프라이어리티(priority)“라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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