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北 강경 발언은 대미 압박용”…도발 가능성도 제기
하노이 선언 결렬 이후 탐색전을 끝낸 북미가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미 매체는 서로를 향한 압박이 추후 진행될 비핵화 협상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시사지 디 애틀랜틱은 16일(현지시간) ‘북미가 다시 거친 발언으로 돌아갔다’는 기사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면에서 강경한 발언들을 주고 받는 데 대해 “전투견들(attack dogs)이 풀려났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최 부상과 볼턴 보좌관의 거친 발언들이 북미간 긴장을 완화하려는 정상회담의 역설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서로를 향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제2의 기회를 얻는 열쇠라는 확신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매체는 특히 ‘메신저’가 최 부상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최 부상이 대미 협상의 경험이 있음을 언급하며, 2017년 북미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화염에는 화염으로 대응하겠다”고 하고, 지난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향해 “정치적 얼뜨기”비난을 쏟아낸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부상의 등장이 ‘강경파’ 볼턴 보좌관을 겨냥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최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 수뇌부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말라고 탄원하는데도 불구하고 베트남 외교(정상회담)를 강행했다”는 발언을 근거로 들며 최 부상의 등장이 미 강경파의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결국 최 부상과 볼턴 보좌관의 발언들이 서로를 향한 압박이라라면서 “압박을 가하는 것과 연약하고 약화하는 외교 과정을 산산조각내는 것 사이에는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무산시킬 뻔 했던 최 부상과 펜스 부통령 간의 입씨름을 거론하며 지적한 것처럼, 협상을 되살리는데는 말과 행동의 상호자제가 필수적이고 협상을 궤도에서 이탈하게 하고 잠재적 대재앙을 촉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이 어떤 핵·미사일 시험도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전문가들은 최 부상의 비핵화 협상 중단 경고가 미국의 ‘일괄 타결’ 방식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통화에서 북한이 미국의 협상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핵·미사일) 실험 유예 합의 파기를 거론하며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을 통해 미국이 추구하는 비핵화 방식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임을 알게된 북한의 반발로 풀이했다.
또한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미 양측의 강경 기조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북한이 겁먹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3개월 동안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를 약속한 적이 없기에 약속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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