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순방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국(브루나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 순방을 마친 가운데 북핵과 경제, 미세먼지, 인사청문회 등 산적한 국내외 현안에 직면했다.
1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특히 경제와 민생문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일정 없이 청와대 경내에 머물렀으며 순방에 따른 피로를 푸는 한편 여러 현안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다음날(18일) 문 대통령의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이 올해 첫 연차를 소진할 가능성도 나왔다.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과 수석·보좌관회의는 내일(18일) 열리지 않는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근무다. 공개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문 대통령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역경제투어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울산(1월17일)과 대전(1월24일), 부산(2월13일) 등을 찾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1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은 순방 직후 경제와 민생문제에 집중할 것”이라며 향후 문 대통령의 일정과 관련 Δ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경제상황 보고(3월20일) Δ혁신 금융 비전선포식(3월21일) Δ지역경제투어 일정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주체들과의 만남도 이어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대기업-중견기업 간담회,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마련해왔다. 이달 말에는 외국계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해결 대책도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16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반 전 총장은 사실상 이를 수락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해당 기구 구성 제안 및 기구 위원장으로 반 전 총장을 추천한 것에 대해 ‘적극 수용하라’고 지시했었다.
이밖에도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책임질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일정이 대부분 확정된 만큼 이 역시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발언부터 ‘꼼수증여’, ‘특혜채용’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 대통령이 청문회 정국에서 자칫 ‘국정운영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적한 현안들 중에서도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북미정상이 빈손으로 정상회담을 끝낸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북미간 비핵화 대화재개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아세안 차원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대북 메시지를 크게 줄이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도중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날(1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북미 모두 2017년 이전의 갈등과 대결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궤도이탈을 방지하고 북미협상이 조기에 재개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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