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문재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간곡히 요청한 결과라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문제로 훈련 중단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실은 우리가 나서서 훈련 중단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16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중단)도 우리가 간절히 이야기했기 때문에 저렇게 된 거다. 언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돈 때문에 안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려면 미국의 대북 군사 압박이 해소돼야만 협상도 할 수 있다고 하니 우선 그런 환경부터 만들자고 해서 지난해 규모 축소 식으로 이야기해 놨다가 안 했고, 올해도 안 하기로 했다”면서 “미국이 주판알 튕겨서 그만둔 게 아니다. 북한이 요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이달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폐지까지 이어온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결국 우리의 강한 요청사항이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협상 경험으로 보건대, 우리가 간절하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듣는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촉진할 테니 일단 눈감아 달라고 그러면 아마 미국이 들어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 협상 접점에 대해선 “북한은 5개를 내놓으면 미국도 5개를 줘야 한다고 본다. 반면 미국은 ‘어떻게 등가로 교환하나? 내가 2개 줄게, 5개 내놔’라고 하는데 미국은 이런 식으로 살아왔다. 최악의 경우에 북한은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핵 실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도) 그러면 죽는다는 걸 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렇게까지 벼랑 끝 전술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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