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김일성·김정일 배지’ 외면 움직임”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8일 09시 20분


RFA, 평양 소식통 통해 “김 부자 배지 가치 떨어지고 있어”

지난 2018년 1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의 가슴에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배지가 달려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1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의 가슴에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배지가 달려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휘장(배지)을 달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RFA는 이날 평양시의 한 소식통을 통해 북한 당국이 규찰대를 조직해 배지 착용여부를 단속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단속을 벗어나면 초상휘장을 달지 않으려 한다고 보도했다.

평양의 소식통은 “지난 날에는 김 부자 초상휘장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 누가 더 멋있는 것을 착용하느냐를 두고 경쟁하기도 했다”며 “과거 한 때는 김 부자 초상휘장이 마치 고급 브로치나 장식품처럼 장마당에서 비싼 값에 거래될 정도로 대접을 받았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김 부자 초상휘장은 강연회나 생활 총화와 같은 조직적인 행사에는 당연히 착용해야 하고 보통 때에도 외출 시에는 착용해야 하지만 요즘엔 달라졌다”며 “직장과 인민반 초급회의에 초상휘장이 없이 참가해도 참가를 저지하거나 비판하는 현상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평양의 소식통도 RFA에 “해외에서 일하다 귀국한 노동자들에 의해 초상휘장의 가치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그들이 해외에서 일할 때 외국인들의 초상휘장 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휘장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내부에 알려지면서 초상 휘장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도 변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해외에 파견된 근로자들은 매월 1회씩 현지의 시장이나 상점(마트)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려 외부에 나가는데 그 때면 조선사람임을 표내지 않으려고 초상휘장을 떼고 나간다”며 “오히려 해외파견 인력을 감독하는 간부들이 초상휘장을 떼고 나가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외국에서는 김 부자 휘장을 달고 돌아다니는 조선노동자들을 불쌍하게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북한)노동자들이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가도 김 부자 휘장을 달고 있으면 푸대접하면서 제대로 진료조차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초상휘장이 이처럼 푸대접을 받게 되면서 요즘 초급당 비서의 사무실에는 김부자 초상 휘장이 무더기로 쌓여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며 “최고지도자 자신도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채 현지지도에 나서는 모습이 이따금 TV영상에서 노출되는데 누가 초상휘장에 관심을 갖겠느냐”고 반문했다고 RFA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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