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 첫번째 질의에서 정 장관을 향해 “9·19 남북 군사합의가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냐”며 포문을 열었다.
정 장관이 “현재 군사적 긴장도가 높아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하자, 백 의원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국정감사 기간에 보고를 받았는데 이게 어떻게 북한의 비핵화가 잘 진행되고 있는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활동을 하고 있냐 없냐. 예스, 노로 답해달라”며 압박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북한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백 의원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122건이나 되는데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해 항의한 적이 있는가. 왜 중단하라고 말을 못 하나”라며 “북한은 우리를 조롱하고 멸시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지해공 완충구역을 두면서 군사적 긴장도는 1년 5~6개월 전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비핵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뢰 구축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다음 순서로 여당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다소 차분해지던 분위기는 바른미래당 소속 김중로 의원이 등장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김 의원은 “전임 송영무 장관은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은 했는데 정 장관은 청와대 입맛에 맞는 얘기만 한다는 설이 후배들 사이에서 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장관의 표정은 순간 일그러졌고 “내가 VIP께 보고 드리는 내용을 일일이 공개적으로 설명을 드려야 하나”라며 “그동안 국민들께 결정된 국방 사안을 알리지 않은 것이 없다. 항상 국회에 보고하고 유관기관 협조하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김 의원은 “북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데다가 한미관계가 너무 안 좋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물었고 정 장관은 “대한민국의 군사대비태세나 안보에 대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한미동맹이 잘 되고 있는지 지나가는 개한테 물어보라”며 “스펙 쌓기 위해 장관하는 거 아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정 장관은 “한미 국방당국 간에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뭐가 있느냐”고 팽팽히 맞섰다.
정 장관은 “9·19군사합의 분야는 1992년도 남북 기본합의서에 근거해서 대부분 돼 있고 지금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 있다”며 “내가 이만큼 분명하게 신념을 갖고 말하면 됐지 얼마나 더 말해야 하나. 제대로 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에서 핵무기 제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거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우려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만약 북한에서 핵생산 활동이 확인되거나 미사일 발사가 재개된다면 이에 대비한 플랜은 있느냐”고 정 장관을 몰아세웠다.
그러자 정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활동은 한미 정보당국이 세밀하게 보고 있다며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황 의원은 ”장관 답변처럼 정말 완벽하게 안보태세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믿고 싶다.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러한가“라고 재차 물었다. 정 장관은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선 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한되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연합방위태세와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저는 앞으로도 북한의 비핵화는 절대 안된다고 보는 사람“이라며 ”3대 훈련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폐지됐다. 미국에서 원해서 폐지했나 우리 정부측에서 원해서 폐지했는가“라고 따졌다.
서 의원은 또 ”미국과 우리는 원팀(one-team)이어야 하는데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는 남일처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핵 문제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아울러 국방정책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장관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기지 재건 움직임에 대해선 ”미사일 관련 활동이라 하기에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판단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해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6개 가량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생산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명확하게 식별된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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