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의총서 당론 채택 실패, 바른미래선 탈당 언급 의원까지
각당 이해관계 얽혀 곳곳 파열음… 내년 총선 새 선거제로 될지 미지수
한국당 “좌파독재 연장 저지할것”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안에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중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여부가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고비”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연대’가 성공하기까지 각 당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내년 21대 총선을 새로운 선거제로 치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이번 합의에 반발해 탈당하겠다는 의원이 나오는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 이제 막 시작된 여야 4당의 ‘수 싸움’
여야 4당은 18일 합의안을 두고 본격적인 수 싸움에 돌입했다. 여야 4당 원내대표가 연이어 회동을 갖고 당내 추인 진척 상황을 공유하며 이견 조율에 나섰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의 키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물론이고 민주평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를 막진 못했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탈당 언급까지 나왔다. 바른미래당에는 선거제를 패스트트랙에 지정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과 100% 연동형 비례제를 고수하는 의견, ‘선거제+α’의 ‘패키지 딜’에 반대하는 의견 등이 뒤섞여 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사무총장은 라디오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시) 탈당하겠다고 밝힌 의원들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단식 투쟁으로 선거제 개편 논의의 물꼬를 튼 손학규 대표마저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은 최선도 아니고 차악이라는 것을 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완전 연동형이 아니고 50% 연동인 데다 여야 합의가 아닌 패스트트랙으로 하는 것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도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합의안의 당론 채택을 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5·18특별법의 패스트트랙 포함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패스트트랙 연대’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 장병완 원내대표는 “5·18특별법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권이 ‘올인’했던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답보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당 지지율마저 하락세로 전환하자 선거법 개정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사법개혁 완수’라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선거제 개편 시 의석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정의당은 현재의 합의안에 큰 이견이 없다.
○ 한국당 “좌파독재정권 수명연장 위한 입법 쿠데타”
여야 4당이 진통 끝에 도출한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권역별 연동형 비례제’의 핵심은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것. 늘어난 비례대표 의석수를 배분하는 방식도 현재와 달라진다. 전국 정당득표율 기준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해 대구·경북, 호남 등 권역별로 의석수가 배분된다. 영남에 민주당 의원, 호남에 한국당 의원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배출될 수 있어 한국 정치의 고질병 중 하나인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장치로 정치권은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게임의 룰’을 여야 합의 없이 진행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특히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연대를 통해 내년 총선까지 ‘제1야당 고립 작전’을 펼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황교안 대표는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열고 “좌파독재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입법 쿠데타다. 대한민국을 모조리 무너뜨릴 독재 3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음 총선에서 민의가 짓밟히고 ‘좌파연대’ 국회가 들어서게 되면 사회주의 악법들이 국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하게 될 것이다. 민생은 더욱 도탄에 빠지면서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행 지옥열차에 올라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