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해 ‘집사’라고 불리는 김 부장은 19일(현지시간) 베이징을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이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찾아 유대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최근 임천일 외무성 부상과 김영재 대외경제상 등이 잇따라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북러 고위 인사들간 접촉이 이뤄지자 김 위원장의 방문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대외 방문 의전 책임자인 김 부장의 모스크바 방문은 여러모로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면 이는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러 이후 8년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에선 집권 이후 첫 방문인 셈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논의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왔기 때문에 북미 상황과는 관계없이 방러 자체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관측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달라고 한 차례 초청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올해로 ‘북러 경제·문화 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러시아 방문의 명분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북미 대화가 교착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방러를 고려하고 있다면, 제재 완화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 북한이 러·중과의 등거리외교를 펼치며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는 실리주의 외교를 추구해왔던 만큼 러·중과의 유대관계를 단단히 하며 미국을 향해 압박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향후 북미 구도가 악화될 가능성, 녹록치 않은 상황들 등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어떤 형태든 간에 협력 관계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내 뒤에 넉넉한 지지 세력이 있다, 지지 국가가 있다’는 일종의 과시하는 부분으로 (활용돼) 대미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취지로 활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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