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에 밝힌 ‘경제 건설’에 역할 강화 주문 분석
北 매체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전투력 강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름만에 공개 행보를 군 관련 행사로 선택했다. 다목적 포석이 담긴 행보로 분석된다.
27일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제5차 군 중대장·정치지도원 대회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대회의 의미에 대해 “이번 대회는 우리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인민군대의 세포이며 기본 전투단위인 중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불멸의 군 건설 업적을 빛내이며 전군이 당의 위업을 무적의 총대로 믿음직하게 받들어나가도록 하는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하급 군관인 중대장·정치지도원 대회를 주재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이자 집권 후 두 번째다.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개최 뒤 사실상 방치한 대회를 본격 집권 1년 만에 부활시킨 김 위원장이 6년 만에 또 이 대회를 연 것은 북한 체제가 과거 ‘선군’에서 당 중심의 군 운영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확실하게 보여 주는 부분이다.
이날 북한 매체가 밝힌 “우리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인민군대의 세포이며 기본 전투단위인 중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경제 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운 당의 방침에 대한 군의 역할을 기대하는 대목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군이 경제 건설에 기여할 것을 주문했다. 비핵화 협상 국면의 전개에 따라 군 본연의 업무를 ‘무력 강화’에서 ‘경제 발전’으로 전환을 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인민군대는 4대 강군화 노선을 일관하게 틀어쥐고 투쟁해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며 사회주의 건설의 전투장마다에서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계속 기적적인 신화들을 창조함으로써 혁명 군대의 위력, 우리 당의 군대로서의 불패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해 한 연설에서도 확인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인민군대 특유의 투쟁 본때, 창조 본때를 높이 발휘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 5개년 수행의 관건적인 해인 올해에 인민군대가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국 각지에 배치된 하급 군관을 상대로 한 이번 대회에서 밝힌 “인민군대의 세포이며 기본 전투단위인 중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라는 주문은 이 같은 맥락에서 경제 건설 강화에 대한 군의 역할을 재차 강조하고 주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김 위원장이 이번 대회 연설을 통해 “당 중앙은 군 건설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오늘의 투쟁에서 중대장, 중대 정치지도원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며 ‘군 건설의 새로운 전성기’를 언급한 것 역시 군의 변화, 새로운 역할에 기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행보는 김 위원장이 군의 사기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에서 국가 전반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 뒤 인민무력성 방문(2월)에 이어 이번 하급 군관 상대 대회 개최까지 군의 입장에서 보면 올 들어 매달 중요한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직후 이어진 비핵화 국면에서 위상 축소에 대한 내부의 동요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마음속에는 항상 강직하고 훌륭한 우리 인민과 군대에 대한 고마움이 강렬하게 솟구치고 있다”, “머나먼 외국 방문의 길에서도 언제나 보고 싶었던 사랑하는 병사들을 다 만나보는 것만 같다”며 국가의 정책 방향을 강조하면서도 군의 사기를 고려한 발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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