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유학자금·배우자 동반 출장 등 의혹…증여세 탈루까지
과기정통부 정책 질의엔 “아직 파악 안돼 입장정리 어렵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가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하는 동시에 과기정통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여야 의원 모두에게 질타를 받았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은 조 후보자에게 Δ아들 유학 자금 초과 송금 Δ해외 출장시 배우자 동행 및 공금 사용 의혹 Δ무선충전 전기차 연구개발 실적 부풀림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조 후보자는 쏟아지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출해 소명해야 했음에도 청문회 시작 수시간이 지나도록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문회 시작하면서 했던 자료 제출 요청이 8시간이 지나도록 하나도 안왔다”며 “조그만 성의도 없는 조 후보자가 과연 장관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청문회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여야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받는 의혹이 자료 제출만으로 쉽게 소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테면 독립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재산고지를 거부한 장남의 경우 학생 신분으로 소득은 적음에도 호화 생활을 하는 근거가 필요했다.
일정 소득이 보장돼 독립생계가 가능하다면 재산고지 거부 사유가 됐지만, 독립생계를 할 수 없음에도 재산고지를 거부한다면 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남의 재산 자료를 제출하고서는 증여세 탈루 의혹이 덧붙여 졌다. 장남 재산이 약 8500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모두 조 후보자가 준 정황이 짙었기 때문이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재산이 조 후보자가 준 것이라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그러나 직계비속에게 재산을 증여해 증여세를 납부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박사 과정에서 생활비를 받는 데 그것으로 재산을 형성한 거 같다”고 답했다.
유학자금 송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조 후보자는 2013년쯤 11만6000달러를 장남에게 송금했는데 외환관리법상 학비로 10만달러 이상을 송금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환율 영향도 있고 1년을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법에 저촉되지 않게 송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만 답했다.
해외 출장시 배우자와 지나치게 많이 동행한 점, 이때 공금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조 후보자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총 35회 해외 출장을 갔는 데 이 가운데 26번을 배우자가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출장에 있어 부부동반 초청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나 많이 같이 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또 부부동반으로 가면 공금과 사비를 구분해서 쓰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후보자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자료를 내놓거나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는 “공금은 절대 쓰지 않고 사비로 처리했다”며 “여러모로 안좋은 모양새인 것으로 파악했기에 앞으로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공적인 무선 충전 전기차 연구개발과 관련한 실적이 전무하다는 지적도 계속됐지만 조 후보자는 여야 의원들의 의문을 해소할 만큼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정책 질의도 마찬가지였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해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 공세에 대한 국내 산업 활성화 방안을 질의했다.
조 후보자가 “저는 미디어 산업이 앞으로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라고 답하려고 하자 이 의원은 “다 아는 이야기 말고요”라며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이같은 상황이 몇 번 반복된 뒤 조 후보자는 역차별은 통상마찰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해외 자본이 우리나라에서 이윤을 창출할 경우 세금을 거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경우에 따라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이런 답변은 해외 IT사업자들이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림에도 이를 과세할 근거를 세우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잘 모르는 데서 나온 답변으로 정책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윤상직 의원이 종합편성채널의 의무편성에 대한 소신을 물을 때는 ”업무파악을 자세히 하지 못해 아직 의견정리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방위 관계자는 ”자신이 잘 아는 과학 분야는 잘 답변하는 데 미디어나 통신 정책에 대해서는 업무 파악이 전혀 안돼 있는 거 같다“며 ”쏟아지는 의혹도 제대로 해소된 게 하나도 없어 장관 ‘적격’ 판단을 받을 수 있을 지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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