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구에 25억원짜리 상가를 매입해 투기의혹이 제기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의혹 제기 하루 만인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대변인은 이 메시지에서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라며 “이 또한 다 제 탓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며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다.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다.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털어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이었던 박수현 대변인이 지난해 2월 6·13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후 두번째 대변인으로 임명된 김 대변인은 한겨레 기자출신으로 ‘최순실 게이트’ 특종보도로 유명하다. 1년1개월여간 ‘문 대통령의 입’으로 활동해 왔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2일 임명 직후 첫 일성으로 “여러분을 대신해 여러분의 말진(막내 기자)으로, 2진으로 취재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한 김 대변인과 점심을 함께 하고 산보를 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친구인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일일이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 하고 산보를 했다”라며 “대통령께서 (앞으로 일과 관련) 걱정을 좀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저녁에 물러나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날 아침에 일어나 출입기자들에게 보낼 글을 작성하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노 실장은 대통령과 만나 상의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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