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발굴단 편성 통보에 북측 20일 넘게 '묵묵부답'
화살머리고지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서 지뢰제거·발굴
軍 "북측 참가할 경우 본격 작업 위한 사전 준비 차원"
1일 한강하구 민간선박 항행 보류…시범항행만 허용
군사합의 파기 평가엔 "부정적 평가할 사안 아니다"
남북 군사당국이 다음달 1일 시작하기로 합의한 공동유해발굴 작업에 북측이 응답하지 않으면서 우리 군 단독으로 우선 발굴을 시작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9일 “4월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이남지역에서 지난해 실시한 지뢰 제거 작업과 연계해 추가 지뢰 제거 및 기초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살머리고지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담당할 육군 전방부대는 4월1일부터 유해발굴에 착수하기 위해 개토식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작업 과정에서 유해로 보이는 곳에 깃발 등으로 표식을 하고 인근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굴토까지를 하는 기초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해 ‘9·19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DMZ 내 공동 유해발굴에 합의하면서 강원 철원군 소재 화살머리고지를 우선 시범지역으로 정했다.
군사합의에 따라 공동 유해발굴에 앞서 지난해 화살머리고지 일대 지뢰 제거 작업과 도로 개설 등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2월 말까지 각 80~100명으로 구성된 발굴단을 조직해 명단을 상호 통보하기로 했으나 국방부는 시한을 넘겨 지난 6일 우리 측 발굴단 구성을 완료했다고 북측에 통보했다.
국방부는 여전히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공동 유해발굴 개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29일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태다.
국방부는 북측의 답신이 늦어짐에 따라 9·19 군사합의서에 시행일자가 명시된 공동 유해발굴작업과 한강하구 민간선박 항행에 대한 시행 방안을 검토했다.
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1일부터 유해발굴 작업을 하기로 군사합의에 명시됐기 때문에 작년에 지뢰 제거를 한 지역을 확대해서 지뢰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이 작업을 중심으로 기초적인 발굴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혹시라도 북측이 하자고 할 경우 지금하는 작업과 연계해서 본격적 작업을 할 수 있는 사전 준비차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한강하구 민간선박 항행은 남북간 협의를 통해 본격적이 자유항행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한강하구 진입은 보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따라서 다음달 1일 계획된 김포시 주관 한강하구 시범항행은 우리측 지역은 ‘김포 전류리 포구~한강하구 입구’에서 항행토록 할 예정이다.
남북은 지난해 군사합의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DMZ GP(감시초소) 시범철수 등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했지만 이후 후속 조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군 당국은 공동유해발굴과 한강하구 민간선박 항행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이를 북측의 군사분야합의 파기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난 6개월간 합의사항이 이행된 모습을 보면 부정적으로 평가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군사합의가 충실히 이행되는 과정과 결과물을 놓고 보면 굉장히 큰 조치들이 이뤄졌고, 올해 계획된 합의내용들을 시작하는 단계로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측은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 조기에 관련조치가 이행될 수 있돌고 제반 준비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계획된 군사합의 사항들이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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