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일 ‘자력갱생’ 강조…북미 장기전 대비? 새로운 길 모색?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일 11시 37분


北,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새 전략 모색…의중은 안갯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제공)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북측의 의도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뚜렷한 대외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측이 거듭 자력갱생을 주문하자 북미 협상 상황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차원인지, ‘새로운 길’ 모색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자력갱생의 보검으로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우시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일성 주석 시절의 ‘자력갱생 혁명정신’ 등을 언급하며 이를 강조했다.

신문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정신적 재부로 물려주신 자력갱생은 강력한 자립적 민족 경제를 일떠세우는 원동력이며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변함없는 투쟁방식”이라며 “지난 시기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우리 혁명의 길위에 가로놓인 애로와 난관을 주동적으로 헤쳐나가자”고 강조했다.

신문은 전날(1일)에도 ‘자력갱생의 길은 변함없이 이어가야 할 길’이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설을 통해 “자기의 실정에 맞는 방법론이 없이 덮어놓고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거나 다른 나라의 원조에 기대를 거는 나라들도 있다”며 “이것은 진정한 번영의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세 의존은 망국의 길이며 자력갱생만이 인민의 모든 꿈을 찬란한 현실로 꽃피울 수 있는 진로”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속적으로 내부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거듭 주문하며 독려에 나섰다.

특히 “우리가 가야할 자력갱생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며 “누구도 우리가 잘 살고 강대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기사의 한 부분은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탄탄히 다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이 이처럼 내부결속 강화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장기전 돌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머물면 대북 제재 상황 역시 장기화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북한 내부에서도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해 실망감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에, 가시적 경제 성과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평양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해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지속적인 내부결속 메시지가 새로운 길에 대한 일종의 ‘수순’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 부상의 기자회견 이후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현재는 정상화 된 상태이지만,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돌연 북측 인원 철수를 통보한 바 있다. 또 전날까지 북측이 9·19 남북군사합의로 인한 비무장지대(DMZ) 6·25 전사자 유해 발굴에 끝까지 응답하지 않아 우리 군 당국이 단독으로 유해 발굴을 시작하는 등 남북관계에서도 속도를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어떤 의중을 가지고 있는 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각에선 북미 대화의 진척을 위한 대미 압박용이라는 견해와 함께 북한의 정돈된 메시지를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관측들로 인해 북한의 대외적 메시지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오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열릴 회의가 북한으로서 큰 정치적 이벤트인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외적 메시지를 공개할 지 여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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