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검증 실패와 부동산 투기 ‘내로남불’ 논란으로 청와대가 야당의 집중 공세에 몰린 가운데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의 ‘설화(舌禍)’까지 겹치면서 파장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가 오히려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윤 수석은 1일 브리핑에서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집을 세 채 보유했는데, 그 집을 세 채 보유했다는 것이 과연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이냐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정부가 “살고 있지 않은 집은 제발 팔아라”라고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권고하며 대출 규제를 강화한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의 ‘갭투자’를 옹호한 것을 두고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수석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포르셰 구입 등 호화 유학 논란에 대해 “그 차량(포르셰)이 외제차라고 하는데 외국에 있으니까 당연히 외제차를 탔겠죠. 미국에서 벤츠와 포르셰 3000만 원짜리 타는 것이 과연 큰 문제였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제가 언제 ‘그게 (외제차 사는 것이) 문제냐’고 했느냐. 그것은 그렇게 곡해해서 (해석한 것)”이라며 인사검증에서 판단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당은 전날 윤 수석의 발언이 나온 직후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수석이 너무 나갔다”며 “강경 기류가 아닌데 분명히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조 전 후보자 장남 포르셰 구입 가격이 5만5000달러(약 6252만 원)로 추정된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조 전 후보자의 장남이 소유한 ‘포르셰 Cayman R’(2012년식)의 가격이 3만1800달러(약 3600만 원)라고 보고했지만 “보험 평가 가격이 아닌 실제 구입 가격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이 차량의 중고차 구입 가격은 4만 달러(약 4547만 원)라고 다시 보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위기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청와대 참모진의 설화를 두고 “내부 논리에 매몰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경제 투톱’ 불협화음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9월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필요가 없다. 저도 거기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해 홍역을 치렀다. 또 김현철 전 대통령경제보좌관은 청년층 지지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린 올 1월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신남방(동남아시아) 국가로 가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사퇴했다. 최근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고가 건물 매입 논란으로 사임하며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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