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던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여성 2명이 석방 후 북한 당국에 살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 여성은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정남 암살 목격자이자 공범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이들을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3월 11일 시티 아이샤(27)에 대한 공소를 전격 취소하고 석방했다. 지난 1일에는 도안 티 흐엉(30)에게도 살해죄 대신 상해죄를 적용해 다음달 석방키로 했다. 그간 이들은 모두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 줄 알았으며 독극물인줄 몰랐다며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신문은 두 사람이 석방 후에도 북한의 감시로부터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학 한국학 교수는 “향후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김정남 살해 계획과 관련해 알고 있었다고 밝힌다면,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어 “북한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들이 향후 회개하는 마음에서나 혹은 출판사의 금전적 제안을 받아들여 김정남 살해 계획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언론 매체도 이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이들은 전혀 안전할 수 없다”고 했다.
베니 마모토 전 인도네시아 경찰 간부도 “북한 당국의 방식은 목격자나 공범 등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이들 여성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두 사람에게 VX를 주고 김정남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하고 범행 직후 북한으로 도주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들 4명은 김정남 암살 목격자”라며 “김정은이 이들을 제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의 다른 가족도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김정남의 장남이 김한솔을 조만간 살해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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