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北이 한 번에 모든 핵포기할 거라는 생각은 환상”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4일 15시 00분


"대화 포기는 어불성설…회의론에 맞서싸워"
"탑다운 방식 유효…한계보다 장점 커" 강조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4일 “제재는 북한이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막는 수단이지만, 제재 자체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는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미대화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긴 시간 입장을 전달하며 특정 이슈에서는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점에서 하노이 회담이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었다는 이유로 비핵화 협상을 회의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회담이 미국과 북한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로 끝났지만 북미가 긴 회담을 갖고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개의 (비핵화 관련) 협약과 비교해 생각해보면 1994에도 남북기본합의서가 있었고, 2008년까지 많은 협약을 가졌지만 이번만큼 급격하게 진전된 적 없었다”고 거듭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한 번에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거라 생각하는 것은 환상 같은 얘기”라며 “하노이에서 눈에 보일만 한 결실이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포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근거 없는 회의론에는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또 “일각에서는 하노이회담 결렬은 결국 탑다운 접근 방식의 한계점을 보인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지난 1년 간 진전은 탑다운 방식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계보다는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 회담이 실패한 이유는 실무진 레벨에서 적절히 문제가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못했고 의견을 좁힐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에서 보듯이 정상이 만나서 모든 세부사항을 논의해서는 안 되고 실무진이 논의해야 한다”며 탑다운 방식과 함께 실무협상이 작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본부장은 끝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면 작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화 모멘텀(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초기 수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하노이에서 협상을 위해 많은 시간을 썼고, 여러 문제에서 의견을 좁히기도 했다”며 “그것이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작은 결과든, 큰 결과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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