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무단 진입하려다 검거된 육군 장교가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났다가 다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 수사당국이 피의자 신병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소속 김모 소령(45)이 4일 오후 1시 24분경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에서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 김 소령은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며 조사실을 나간 뒤 한 간부의 차량을 얻어 타고 부대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한다. 수방사 헌병단은 피의자인 김 소령이 조사실을 홀로 나가도록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령은 도주 3시간여 만에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 화장실에서 군 수사요원에게 검거됐다. 군 관계자는 “김 소령이 검거 장소 인근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정황을 파악하고 주변을 샅샅이 수색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김 소령의 도주 경위와 관리 실태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긴급 지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대한 기강 해이 사건으로 보고 경위를 명백히 밝히고 책임 소재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소령은 3일 오후 10시 30분경 BMW 승용차를 몰고 검문에 불응한 채 청와대로 돌진하다 차단장치를 들이받고 경찰에 검거된 뒤 수방사 헌병단으로 넘겨졌다. 김 소령은 조사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싶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 관계자는 “김 소령은 육사 출신 헌병장교로 올 6월 전역을 앞두고 맡은 보직이 없는 상황”이라며 “평소 정신질환 치료용 약물을 복용해온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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