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과 통합 사전 절차로 해석…대체 인사 부재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넘으면 내년 총선 생존 가능
4·3 보궐선거가 마무리된 지 9일로 일주일 가까이 됐지만,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손학규 대표 사퇴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손 대표를 향한 당내 보수인사들의 사퇴 압박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손 대표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4·3 보궐서거 결과가 바른미래당의 참패로 나오자 손 대표 거취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대표는 지난 선거 기간동안 창원에서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선거 지원에 총력을 다했지만, 창원성산의 이재환 후보는 3.57%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이는 당의 지지율에도, 민중당 후보보다도 뒤지는 결과다. 이 후보가 지난 2016년 국민의당 후보로 받았던 8.28%의 절반도 안되는 지지다.
그러나 손 대표는 3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의 사퇴론을 불식시키고 있다.
우선 당내 보수 인사들이 당권을 잡으려는 목적은 자유한국당과 당대당 통합을 하기 위한 사전 준비 절차로 보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당세를 모아 다시 (한국당과) 통합한다 얘기하겠나”라며 “그건 절대 용인 못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국민의당 계열 인사들은 보수인사들이 당내 투쟁을 벌이는 것을 두고 당을 한국당에 아예 넘겨주려는 행위라고까지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당내 보수인사들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개별 입당하는 것보다는 당대당 통합 형식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대당 통합이 되어야만 보수인사들의 향후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손 대표를 대신할 만한 당내 인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손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유지하려는 이유다.
당내에서는 손 대표를 제외하곤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가진 인사로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정도밖에 없다.
그러나 유 전 대표는 의원총회 등 주요 행사에는 얼굴을 비치면서도 당내 상황에 대한 평가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독일에서 지내고 있는 안 전 대표의 귀국도 요원하다. 손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손 대표가 흔들리자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 등판론이 제기됐지만 올 상반기내 정치권 등장은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다.
손 대표는 “저는 욕심이 없다. 바른미래당에서 당대표 한 것이 그동안의 내 경력에 무슨 영광이라고 내가 이걸 붙잡고 아우성 치나”라며 “지금 당대표를 그만두면 누가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직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논의가 진행중이라는 것도 손 대표가 버틸 보루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당 대표를 맡은 이후 지속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4·3 보궐선거 직전까지도 푸드트럭 형태 홍보행사인 ‘손다방’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산을 넘으면 손 대표에게 공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을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아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의 이견이 남아있지만, 선거제 부분에 있어서는 50%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사실상 의견을 모았다.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전략적 투표가 발휘돼 제3당의 생존이 어렵지만, 당의 지지율이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생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총선에서도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은 지역구 선거에서는 호남을 제외하곤 전멸에 가까운 결과를 얻었으나,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보수인사들의 손학규 흔들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이 이렇게 참패하고 미래가 안 보이는데,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과정 없이, 쇄신과정 없이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며 “우리는 당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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