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당 전원회의서 ‘자력갱생’ 강조…강경 발언 없어
‘경제 노선’ 유지하며 제재 장기화 대비 전략인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하며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비핵화 협상에서 무력시위를 앞세운 대미 ‘강경 노선’으로의 회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 주재로 전날(10일) 당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제7기 제4차 전원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나라의 자립적 경제토대를 강화하며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소집됐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립경제의 위력을 튼튼히 다져나갈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하고 강력해질 것이며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목표도 성과적으로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우리 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기초, 전진과 발전의 동력이고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고도 했다. 이날 보도문에만 ‘자력갱생’이 28회 등장한다.
대미 강경 발언이나 핵 관련 언급 등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은 없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 수뇌회담의 기본취지”를 밝혔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대신해 채택한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고수할 것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그는 “사회주의건설에서 이룩한 괄목할 성과들을 통하여 우리의 노선이 천만번 옳았다는것을 절감하게 되였다”며 “우리 혁명발전과 사회주의건설의 근본요구로부터 당중앙은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강국을 건설하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정치노선이라는것을 재천명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포스트 하노이’ 상황에서도 북한의 큰 틀에서의 전략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과 최고인민회의(11일)를 앞두고 노동당 확대회의(9일)에 이어 전원회의(10일)까지 소집하자 중대한 전략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미국이 북미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인만큼 ‘강경 노선’으로 회귀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대신 북한은 자력갱생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따른 상황에 맞서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비핵화 이전 대북 제재 해제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간 입장차가 커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제재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해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한 부분도 미국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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