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손학규, 사퇴 일축했지만…‘정면 돌파’ 통할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1일 2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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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휴가 취소하고 12일 최고위 회의 '강행'
주말 최고위원들과 물밑 접촉하며 설득나설 듯
강경파 "주말까지 결단 안 하면 우리도 행동에"
전문가 "리더 아닌 구조 문제, 재창당 수준 정비"

당내에서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계획했던 휴가도 반납하며 현 난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바른정당계뿐 아니라 국민의당 인사들까지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끓는 등 압박 수위가 연일 거세지고 있어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4·3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 일주일여가 흐른 현재 손학규 대표는 사퇴론을 일축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휴가를 내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12일 일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초 강행하기로 했던 최고위원회의 대신 ‘외교안보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로 변경해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당 내홍에도 정치 현안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분위기 다잡기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내 인사들과 접촉하며 당 갈등 수습에도 나서고 있다. 주말에는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 중인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과 만나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현재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일부다. 어려웠던 보궐선거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라며 “대표가 내려오면 대안은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거세지고 있어 갈등 봉합이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도부 총사퇴’ ‘지도부 재신임투표 수용’을 요구하며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 중인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탈당하겠다는 게 아니라 구당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이번 주말까지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도 행동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를 소집해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방안 등을 비롯한 집단행동에 나설 의지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열리든 안 열리든 안 가겠다. 당을 위해 같이 사퇴하는 용단을 대표께 요청한다”라며 사퇴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뜻을 재차 밝혔다.

바른정당 출신뿐 아니라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역부족”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며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한 원외지역위원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계파 싸움이 아니다. 지금 3.57%의 득표율 이대로 어떻게 총선을 치르나”라며 “얼굴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이 실제 집단행동에 나서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버티냐 못 버티냐에 따라 당 존립이 달려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지붕 두 가족’이란 구조적 한계가 여전한 상황에서 현 지도체제가 무너지면 당이 쪼개지는 등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이 극심한 갈등을 빚자 민주평화당에선 연일 바른미래당과 연대 또는 통합하자는 ‘제3지대론’을 띄우고 있고,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계는 선을 긋고 있으나 한국당과의 ‘범보수통합론’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손 대표가 사퇴론을 불식시키고 당을 이끌어간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지금 바른미래당 일부는 한국당으로 간다, 일부는 민주평화당과 합친다고 말이 많아 당에서 중심을 갖고 더 큰 그림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리더가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해서 화합을 도모하고 향후 당밖 세력을 끌어들일 비전을 만든 뒤 재창당 수준으로 정비를 해야 한다”라면서 “버티며 당을 끌고 가는 것도 엄청난 리더십이다. 호남계를 다독이고 바른정당계도 다독이며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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