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전 상대국 각료들 연쇄 회동은 이례적 방식
폼페이오·볼턴의 대북 정책 영향력 감안해 직접 설득
"비핵화 위대한 여정에 두 사람 노고·기여 높이 평가"
"펜스가 단장으로 참석한 평창올림픽서 여정 본격화"
폼페이오·볼턴 "북한과 대화 지속, 다각적 노력 경주"
펜스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 자세…대화 재개 희망적"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내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치켜세우며 북미 대화의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인사들을 직접 만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과의 접견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위대한 여정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노고와 기여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두 사람이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현안에 우리 측 카운터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점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공헌으로 한미 동맹이 더욱 견실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한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긴밀히 공조·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한껏 호평하며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미북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또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정상회담 전 상대국 각료와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직접 전방위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한 ‘빅딜’을,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제재 해제를 주고받는 단계적 접근법의 ‘스몰 딜’을 주장하면서 북미 대화는 교착 상태에 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입장을 조율한 ‘굿 이너프 딜’ 방안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비핵화의 모든 프로세스가 담긴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먼저 이룬 뒤 단계별로 상응 조치를 교환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과의 회동 이후 대북 강경파 중 한 명인 펜스 부통령과도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펜스 부통령이 단장으로 참석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한 뒤 펜스 부통령의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하노이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과정의 일부라고 평가하고, 하노이의 동력을 유지해 조기에 미북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최근 방위비 분담 협상 타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 감사드린다”며 “미북 비핵화 협상 관련해 미국 측은 향후 긍정적인 자세를 견지하겠다.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미북 대화 재개에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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