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공개 제안한 文…북미 대화 살리기 ‘절박감’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5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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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려움에도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확고한 의지"
"남북, 북미회담 넘는 결실 방안에 실질적 논의 희망"
"남북·북미관계 선순환…韓 평화 조성에 역할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북미 간 대화 궤도 이탈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평소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 남북관계 개선이 현재로써 비핵화 합의 방식을 놓고 북미 간 진행 중인 ‘살얼음 대치’ 국면을 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임을 토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4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공동선언을 차근차근 이행하겠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서로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여건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남북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것은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행사와 최고인민회의 후속 조치 등 북한 내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지난해 5·26 판문점 2차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원포인트 회담’도 무방하다는 뜻을 내비침으로써 남북 정상 간 만남의 필요성을 우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처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추진 의사를 재확인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후에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김 위원장의 향후 비핵화 구상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으로 화답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추진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북한의 호응을 공개 촉구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남조선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고 밝히자 문 대통령이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차례 돌아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마주앉기 힘들다는 게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이다. ‘하노이 노딜’ 충격의 완충 효과를 위해서라도 중간에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한미→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듯, 이번에도 상황 관리 차원에서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로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문 대통령은 보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그랬듯이 또 한 번의 남북 정상회담이 더 큰 기회와 결과를 만들어내는 디딤돌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인식 위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1년 전 1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와 의미가 결코 적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에서 김 위원장을 반드시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도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 위원장은 불과 1년 전 남북 정상회담으로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출발을 알렸다”며 “오랜 적대와 대립의 한반도 질서를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로 바꾸는 일이 쉬운 일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함께 이뤄냈다”고 지난 1년을 돌이켰다.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곡절 끝에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단초가 됐고,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을 이뤘다는 점을 상기 시킨 것이다.

이는 곧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의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역설한 ‘두 바퀴 평화론’으로 이어진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비핵화 대화라는 두 축이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는 것이 ‘두 바퀴 평화론’이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미관계 개선을 도모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필요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강화 등 한반도 평화 질서를 만드는 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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