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정신 살리기 위해서라도 전면에 서야" 의견
"국민의당계 분열은 安이 복귀해 해결해야" 지적도
실현 가능성엔 물음표…"공천 세력다툼 재현될 것"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의 균열이 커지며 ‘안철수-유승민 역할론’이 새삼 부상하고 있다. 당을 만든 ‘창업주’인 만큼 책임지고 내홍을 적극 수습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안철수계 인사인 국민의당 출신 전·현직 지역위원장, 정무직 당직자들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지도부 사퇴 후에는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손잡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런 의견을 안 전 의원 측근인 이태규 의원을 통해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안철수 전 의원에게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국민의당계 일부가 손 대표를 옹호하며 맞서는 가운데, 손 대표를 지원했던 안 전 의원 측 인사들마저 ‘손학규 체제’ 이후를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구로갑 지역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든 당이기 때문에 안철수·유승민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았다”며 “창당 대주주로 책임을 져야하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철수-유승민 역할론’은 당이 내분에 휩싸일 때마다 흘러나오고 있다. 역할론에 공감하는 이들은 창당 주역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서 바른미래당의 노선과 방향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전 대변인은 “창당 뒤 두 대표가 손을 잡고 일해본 적이 없다. 창당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손잡고 전면에 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당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면서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당시 통합을 반대하며 갈라섰던 민주평화당이 손 대표와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도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창당 주역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국민의당계가 갈라지고 있다며 ‘안철수 복귀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19일 오전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명확해지고 있다. 국민의당 주류 출신도 손 대표 사퇴에 동의를 해서 바른정당 출신과 같고 일부 의원들은 손 대표 체제를 두자는 것”이라며 “우리 당 (갈등) 상황의 본질은 국민의당계 내부 분열이다. 국민의당 내 분열은 국민의당 대주주가 해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구심력은 계속 약해지는데 이를 다잡아줄 얼굴이 필요하다. 당 창업주가 풀어야 할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유승민 체제’의 출현 및 순항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미 분열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화학적 결합을 꾀하기 어렵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겪었던 공천 잡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며 세력 다툼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지금도 건건이 부딪히고 있는데다 결국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해야 하는데 (두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할 경우) 잡음이 나올 게 뻔하다”고 전망했다.
당장 안 전 의원 측은 ‘조귀 복귀설’에 선을 긋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1년 예정으로 독일로 떠났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로는 귀국 계획이 없고 독일뿐 아니라 유럽 각 특성별로 정치 현장을 찾아다니고 있다”라며 “국내에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이를 다 뿌리치고 올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앞서 “(한국당이) 변화, 혁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라며 한국당과의 통합설을 일축했지만 선거제를 제외한 당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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