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러정상회담이 성과를 내고 5월 중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6월 전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김정은이 북러정상회담에서 핵과 미사일 실험에 대한 모라토리움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추방 위기에 놓인 수만명의 북한근로자들의 체류 연장을 받아내고, 5월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까지 이뤄진다면 6월 전까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힘들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김정은에게 산소호흡기를 붙여 준다면 김정은의 대미대남 강경 모드는 올해 말까지 갈수 있으나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충분한 경제적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슬슬 남북정상회담을 넘겨다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김정은이 군사행보, 비난행보를 이어가면서도 ‘트럼프와의 좋은 관계’를 비추고 있는 것은 아직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경제 후원 약속을 받지 못했으므로 일단 미국과의 협상판은 계속 열어놓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김정은이 ‘장기전에 대비한 자력갱생’을 외치고 있지만 김정은의 포스트 하노이 전략은 여전히 미국과 3차 정상회담을 성공시켜 핵미사일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제재를 해제시키는 ‘핵 굳히기’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은 현 시점에서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화에 쉽게 나서면 오히려 제재해제에 집착하고 있다는 전략적 의도가 노출될수 있다고 보고 있고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군사행보와 외교라인들의 대미 비난행보를 예시로 들었다.
또한 태 전 공사는 “이번 주 김정은이 푸틴, 시진핑, 베트남 주석에게 답신을 보내면서도 짐바브웨와 콩고 대통령들에게는 최룡해를 내세워 축전, 위로전문을 보내게 한 것을 보면 여전히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마 해외에 파견되는 북한 전권대사들의 신임장도 최룡해의 이름으로 나가고 외국 대사들의 신임장도 최룡해가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의 권력구조를 수정하는 헌법수정이 있은 것만은 틀림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 최룡해가 국무위원회 제 1부위원장직을 차지했다는 것은 국무위원회가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까지 지도하는 것으로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는지 다시 의문을 가지게 된다”며 “만일 이렇게 헌법이 수정됐다고 한다면 결국 형식적으로나마 유지되던 행정과 입법이 호상(상호) 분리돼 있던 북한의 정치구조도 바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판문점선언 1주년이 다가오는 데 대해선 “김정은의 시정연설에서도 언급됐던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표현까지도 북한 언론들이 잘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다음 주 판문점선언 채택 1주년 행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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