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北-러 정상회담 전망은
양국 정상, 이르면 24일 첫 만남… 1인 집권체제-서방 제재 공통점
金, 스트롱맨 푸틴 치켜세우고 러 태평양 함대 둘러볼 가능성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4일 만찬이 유력한 것을 감안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5)은 늦어도 23일 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회담 장소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24일 처음 회동하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7)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심사다. 나이 차이가 32세이지만 공통점도 여럿 있다는 양 정상이 첫 만남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한다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두 정상은 초면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2001년,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번 회담한 바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따로 본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방러 초청을 받은 지 11개월 만에 화답했다.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신비할 정도”(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3월 15일 브리핑)라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만큼 김정은-푸틴 조합이 긴밀함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집권 7년 차를 맞은 김 위원장도 장기 1인 집권 체제를 탄탄히 한 공통점이 있다.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처지도 같다. 무엇보다 미국이 강조하는 북핵 ‘빅딜’에 맞서 중국과 함께 ‘동시적·단계적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지적 관계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의전팀이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설 때마다 상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토킹 포인트’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엔 푸틴 대통령의 남성성을 치켜세우며 호감을 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이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앞서 김일성은 13번, 김정일은 4번 러시아 정상을 만난 바 있다. 8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 기간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4일 만찬, 25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22일 북-러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4일 특별열차로 하산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하고, 25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처음 러시아 땅을 밟는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최고 공연장인 마린스키극장, 러시아 최대인 프리모스키 수족관,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등을 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26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 유학생이나 연구자를 만나 독려할 가능성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26일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만큼 김 위원장이 시찰을 한다 해도 러시아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는 기차로 약 1100km 떨어져 있고, 최고 시속 60km가량의 열악한 북한 철도 상황을 고려하면 이동에 2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평양 기차역을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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