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개특위 위원 18명 중 최소 11명 찬성 필요
與·평화당 전원 찬성해도 오 의원 반대시 미달
"합의안 추인은 당의 입장 아닌 절반의 입장"
김관영 원내대표 '사보임' 카드 꺼낼지 주목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여야 4당 합의안에 반대 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으로써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당의 분열을 막고 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지난 23일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자는 여야 4당 합의문 추인을 놓고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였다”면서 “표결까지 가는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대신 합의안을 추인하자는 당의 입장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12대 11이란 표결 결과가 말해주듯 합의안 추인 의견은 온전한 ‘당의 입장’이라기보다 ‘절반의 입장’이 됐다”면서 “그 결과 바른미래당은 또다시 혼돈과 분열의 위기 앞에 서게 됐다”고 했다.
오 의원은 “저는 누구보다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바랬지만,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왔던 국회 관행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여야 할만큼 현재의 반쪽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치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저는 검찰개혁안의 성안을 위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사개특위 간사로서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누더기 공수처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제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반대표를 던질 뜻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무쪼록 제 결단이 바른미래당의 통합과 여야 합의 정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후로도 제대로 된 공수처 설치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선거제 개편안 도출과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당의 통합과 화합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부분적 기소권을 부여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각 당 별로 추인하고 오는 25일까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합의했다.
패스트트랙 안건은 소관위원회 위원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지정이 가능하다. 사개특위 위원 수는 1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위원 8명, 민주평화당 위원 1명 등 9명은 찬성 표를 던질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2명 이상의 찬성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당 위원 7명 전원이 반대하고, 이에 더해 바른미래당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 중 1명이라도 반대 표를 던지면 패스트트랙 지정은 불발된다.
다만 김관영 원내대표가 ‘사보임’ 카드를 꺼내들 경우 패스트트랙 무산 위기는 피할 수 있다.
위원에 대한 사보임은 원내대표 권한으로, 당초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오 의원이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표하면서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패스트트랙에 반대해온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며 내분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유승민 전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결과가 당론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사개특위 위원들을 사보임 할 수 없다고 요구했다”라며 “원내대표 역시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찬성 입장의 한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다. 필요하면 사보임을 해야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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