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번 방문이 마지막 아닐 것”… 이례적 현장 인터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정은-푸틴 25일 정상회담]러시아 도착해 ‘긴밀 협력’ 메시지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특별열차 편으로 도착한
 뒤 러시아 측 환영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북-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블라디보스토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특별열차 편으로 도착한 뒤 러시아 측 환영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북-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블라디보스토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러시아를 처음 방문해 북-러 관계 강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러시아는 중국 못지않은 북한의 오래된 군사, 경제적 우방이지만 집권 7년 차에 ‘늦깎이’로 찾은 만큼 향후 긴밀한 광폭 교류를 예고한 것. 급성장한 중국에 밀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만 못했던 러시아 또한 이런 김 위원장을 적극 껴안으며 환대했다.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프로세스에 러시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 환한 표정의 김정은, ‘즉석 인터뷰’ 응하기도

특별열차를 타고 북-러 국경을 넘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이하 현지 시간) 연해주 최남단인 하산역에 도착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 등 러시아 인사들이 환영인사로 나왔다.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레드카펫이 깔린 러시아 땅을 처음 밟았다.

이어 하산역 인근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으로 이동해 환담을 나눴다. ‘김일성의 집’으로도 불리는 이 건물은 1986년 김일성의 구소련 방문을 앞두고 기념해 만든 100m² 규모의 단층 목조 건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러 때 들른 바 있다. 김일성-김정일 때 활발했던 북-러 교류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전통 관례에 따라 러시아는 전통복 차림의 여아 3명이 빵과 소금을 쟁반에 담아 선사했고, 김 위원장은 빵을 먹었다. 빵은 러시아 말로 ‘흘레프’, 소금은 ‘솔’인데 이 두 말을 합하면 단순히 ‘빵과 소금’이란 뜻뿐만 아니라 ‘환대’란 뜻도 된다.

이례적인 현장 인터뷰도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하산 도착 직후 러시아 국영 TV채널 ‘로시야’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북-러 회담에 대해 묻자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데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푸틴과의 첫 만남은 25일 오후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오후 5시 48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2번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코즐로프 장관 등의 영접을 받은 뒤 기차역 앞 도로를 통제해 마련한 광장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러시아 군악대가 북한 국가를 연주하자, 김 위원장은 모자를 벗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렸다.

이날 김 위원장을 근접 수행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모습만 눈에 띄었을 뿐 앞서 해외 일정에서 늘 ‘그림자 수행’을 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0여 분간의 환영행사를 마친 김 위원장은 전용 차량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타고 회담장과 숙소가 있는 극동연방대로 향했다. 근접 경호를 하는 ‘방탄 경호단’ 12명은 이번에도 전용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차를 둘러싸고 같이 뛰었다.

간간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현지 시민들은 김 위원장 도착 장면을 보려고 자리싸움까지 벌이며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 인공기를 들고 나온 시민도 보였다. 행사 뒤엔 김 위원장이 밟았던 레드카펫 위에 올라가거나 특별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북한 경호원은 ‘행사가 잘 진행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숙소로 들어간 뒤 외부로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망원렌즈로 숙소 동태를 살피기 어려운 먼 거리까지 취재진의 접근이 차단됐다. 김 위원장은 25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에도 26일 프리모스키 수족관 방문 등 시찰을 마치고, 27일 오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보스토크=한기재 record@donga.com·황인찬 기자
#북러 정상회담#김정은#푸틴#러시아#비핵화#하노이 결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