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5일 동물 막장 국회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말과 조롱은 기본이었고, 몸싸움을 비롯해 국회의원 감금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부터 긴장감이 나돌던 국회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제도 개혁안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자 자유한국당과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면서 결국 대형충돌이 벌어졌다.
아수라장 국회는 바른미래당 내부 충돌에서부터 시작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잇달아 사보임했다. 김 원내대표 측과 바른정당계 인사들은 사보임 문제를 놓고 온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움직임이 착착 진행되자 한국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른정당이 채이배 의원으로 사개특위 위원을 교체하자 11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원회관 채 의원 사무실을 찾아 채 의원을 막아서고 나섰다. 이들은 사무실 내부의 문을 걸어 잠갔는데 실랑이를 벌이던 채 의원이 결국 “감금 당했다”면서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국회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이 여야 4당의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국회 본청 7층에 위치한 의안과 앞을 막아서고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제도개혁특위 사무실 등을 점거했기 때문이다.
결국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6시50분 경호권을 발동했다. 국회 경호권은 지난 1986년 이후 33년만으로 국회 출범 이후 6번째다.
한국당 의원 및 보좌진들은 국회 경위 및 방호원 등 경호팀과 국회 곳곳에서 수차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몸싸움이 난무했다. 비명이 오갔고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호권 발동을 저지한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이겼다” “막았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방호과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9.4.25/뉴스1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은 반말과 조롱도 주고받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반말 설전을 벌였다.
심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여야 4당을 향해 “국회법을 지키라”고 하자 “다른 말 필요없고 회의장 비워”라고 했고 나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 2중대 하지마”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나경원 나오세요. 비겁하게 의원들 뒤에 숨지 말고 앞으로 나와서 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한번 나한테 혼나볼래”라고 반발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최근 260석 발언을 언급하면서 “260석 혼내봐”라고 조롱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항의하자 “한낱 교섭단체 자격도 없으면서 뭔 말이 많느냐”고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