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제안을 수용할 생각이 일단은 없어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언제든지 합의를 논의하고 싶다”면서도 “(국회를) 파국으로 몰고 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대화에) 들어오라는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관계가 급랭모드로 접어들었지만,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민생입법 문제 등을 고리로 국회 정상화를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여야 모두 국회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부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에는 강원 산불 대책 관련 예산 등이 포함돼 있다. 여야 4당 역시 한국당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면서 국회 문제를 끄집어냈다. 한국당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면서 압박도 동시에 한 셈이다.
그렇지만 나 원내대표는 이 역시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미세먼지, 산불, 포항 지진 관련 재해 추경은 아무리 국회가 막혀있어도 하겠다”며 “민생과 경제 문제는 한국당이 지난 2년 동안 주장해왔던 우리 당의 전매특허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중국 상하이에 가서도 4월 국회 합의하자고 문항까지 써서 갔었는데 이제 와서 민생과 추경을 그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성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몸싸움까지 수반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쌓인 감정의 골이 만만치 않은 듯하다. 따라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이뤄지는 오는 8일 이후에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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