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미사일인지 아닌지, 공격용인지 아닌지 분석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7일 03시 00분


‘北발사체’ 국회정보위 보고
“기술적인 문제는 합참 소관, 러 이스칸데르와 외형은 닮아
北 리병철 미사일 발사때만 나타나”… ‘미사일 판단’ 간접적으로 내비쳐

“결국 북한이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가 ‘미사일’이라는 것 아니겠느냐.”

6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북한 발사체 관련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원들에게선 이런 말들이 흘러나왔다. 국정원이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명시적으로 미사일이라 확정할 수는 없지만 보고 과정에서 미사일이라는 정황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날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한 북한 단거리 발사체 관련 비공개 보고에서 “모양만 보면 표면상으로는 지대지로 보인다”면서도 “미사일인지 아닌지 답할 수 없고 현재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그래서 발사체가 공격용 미사일이냐”는 질문에 “표면상 지대지라는 것만으로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미사일로 판독하는) 기술적인 문제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의 소관”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 국회 정보위원은 “지대지든 지대공이든 ‘미사일’의 범주 안에 있지 않느냐”라며 “국정원도 내심 ‘미사일’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미사일이라고 적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꺼린다는 느낌을 보고 중 받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국정원은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러시아 지대지 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외형이 유사하다는 질의에 대해 “외형은 닮았지만, 통상 북한은 러시아 무기를 목표로 개발을 한다. 성능이 보통 러시아 무기에 못 미칠 때가 많다”는 답변도 했다.

국정원은 북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둘러싼 우려가 여전하고, 이번 실험도 그중에 하나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게 아닌지 신중히 파악 중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국정원은 북한 미사일 담당자인 리병철 군수공업부 1부부장이 발사 당시 배석한 데 대해 “미사일 담당이라 미사일을 발사할 때만 나타난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발사체가 미사일이라고 국정원이 인정했다고)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내가)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국정원은 “이번 발사는 과거처럼 도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외 압박 성격이 있기는 하지만, 비핵화 협상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의 대미 메시지에 국내용과 영문판이 있는데 ‘자주권, 생존권을 해치려 한다면 추호의 용납도 없이 반격하겠다’는 자극적인 메시지를 영문판에서 삭제했다. 국정원은 이를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국정원#북한#미사일 발사#국회#지대지#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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