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장관 “국제기구 통한 北 지원? 퍼주기론이 겁나서”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3일 14시 51분


北 잇단 발사는 협상에서 “뭔가 조금이라도 당겨 보자 해서”

9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대외경제 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019.5.9/뉴스1 © News1
9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대외경제 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019.5.9/뉴스1 © News1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3일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향후 북미 협상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협상을 앞당기려는 계산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하노이 같은 셈법으로는 하지 않고, 연말까지 셈법을 바꿔서 나온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은 더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전 장관은 “적어도 북한이 감지할 때는 (미국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이거 그대로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 뭔가라도 조금이라도 당길 수 있으면 당겨 보자 해서” 발사했을 것으로 봤다.

이어 “지금 경제적으로 내년 말까지 마무리해야 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전략 목표를 지금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 매체들이 주말 사이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선 “미국이 저 정도까지 문을 빼꼼하게 열어준다면 더 세게 밀어붙여서 개성공단까지 문 열고 들어와라 하는 그런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또 “우리 쪽에서 식량 지원을 계기로 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그렇게 얘기를 했다”면서 “그것을 생색내면서 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뜻도 담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식량 지원 방식에 대해선 국제기구를 거치기보다는 직접 지원이 바람직하다면서 “우리 쌀 사서 주면 그대로 갈 뿐만 아니라 그 수송비 같은 것이 전부 다 우리 국내 물류회사로 돌아가게 돼 있다. 우리 해운회사로 가고. 그러니까 그런 길을 두고 산으로 다니는지 내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해 대북 지원에 나서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대북 지원을 반대하는 일종의 퍼주기론이 겁나서 그러는 것이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9일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규정한 것에 대해선 “이걸 탄도미사일이라고 성격 규정을 하는 경우에는 유엔안보리 제제위반 사항이 돼 버리기 때문에 바로 안보리의 제재 문제를 상정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데 미국이 지금 이걸 안보리에 제재하는 경우에 북한은 더 거세게 반발하면서, 북·미 협상 재개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은) 단거리이며, 그게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점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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