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이후 끊임없는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당내 갈등 와중에 불거진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당 지도부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며 수습에 나섰다.
하 의원은 지난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민주주의가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다. 나이가 들면 그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며 손 대표를 공격했다. 정치권에서는 하 의원의 발언이 ‘노인 폄하’이자 ‘인격 모독’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르신에 대한 비하성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전국 어르신 국민 여러분께 당을 대표해 제가 대신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하태경 최고위원에게도 “어르신 비하 발언에 대해선 대한민국 어르신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이는 정치인으로서 책임 져야할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 일원으로 당 공식 회의에서 국민한테 행한 발언인 만큼 당인으로서 책임도 면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어르신 폄하가 바른미래당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하태경 최고위원이 어제 사과 글을 올리고 밤늦게 저희 집에까지 찾아와 사과했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사과 받지 않아도 되지만 그게 진심이라면 사과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어제 밤늦은 시간에 결례가 되는데도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신 손 대표께 감사드린다”며 “또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 걱정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당 혁신과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정치 금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회의석상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거듭 사과했고, 손 대표는 하 최고위원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손 대표는 이날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에게 “정치싸움을 제발 그만했으면 한다”며 “당이 공멸하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고위 정례회의는 주 1회 이상 당대표가 소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리 당은 공당으로서 각종 이슈에 입장을 밝힐 것 등을 위해 관례적으로 주 3회 이틀에 한 번씩 회의를 했다”며 “정례회의에서 논의해도 충분할 일을 계속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당의 모습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어제만 해도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왔는데 당대표인 제 일정을 무시한 채 밤중에 임시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게 도의에 맞는 일이냐”며 “세 분은 국민이 보는 바른미래당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제정호 바른미래당 전국시니어위원회 위원장은 ‘노인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확산되면 우리 당에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이번 문제를 타당에서 고양이 쥐 생각하는 격으로 성명서까지 발표한 것은 가소롭지만, 참으로 우려스럽다. 당 내에서의 현명한 조기 대책 강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제 위원장은 “하 최고께서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대표님께 발언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하겠다니, 손학규 대표님께서는 아량으로 이를 받아주시고, 하 최고위원은 사법부에 제소한 당내 문제 3건을 즉각 취하하시길 바란다”며 “화합 자강 개혁의 기치 아래 전 당원 모두가 서로 돕고 노력해 당 지지율을 올리고, 내년 총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은 사전 협의 없이 손 대표가 임명을 강행한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정책위의장 임명 철회 등 총 5건의 안건과 국회의원 정수확대 거부 등 3건의 신규 안건을 최고위 회의에 상정해 의결을 제안하며 23일 오후 7시 임시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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