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최영함 비극 원인 홋줄 뭐기에…굵기 20cm 나일론 밧줄 ‘펑’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5월 24일 15시 14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머나먼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6개월 간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온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행사 도중 홋줄이 끊어지며 갑판에 있던 수병들을 강타해 해군 병장 1명이 숨지고 병사 4명이 다치는 참극이 빚어졌다.

24일 오전 10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 정박한 청해부대 최영함 선수 쪽 갑판에서 홋줄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 군인 5명이 쓰러졌다. 4400t급 최영함의 뱃머리 쪽을 부두에 붙잡아 두던 홋줄이 끊어졌고,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끊어진 홋줄이 병사들을 강타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모두 청해부대 소속으로 소말리아 아덴만 작전 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복귀 길에 변을 당했다. 숨진 1명 외에 4명은 군병원과 민간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홋줄은 군함이 군항에 정박하면 후크(Hook)에 묶어 떠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밧줄을 가리킨다. 예전에는 선인장의 일종인 에네켄(Henequen)이나 대마섬유 등을 홋줄 재료로 썼다. 이후 합성섬유 소재 밧줄이 주류가 됐다.

동아닷컴이 해군에 확인한 결과 이번에 사고가 난 최영함 홋줄은 나일론 소재로 확인됐다.

해군 함정의 홋줄 굵기는 대개 17~22cm에 이른다.최근에는 강성이 훨씬 더 높은 초고분자량의 폴리에틸렌(UHMW)으로 홋줄을 제작하기도 한다. 보통 폴리에틸렌은 분자량이 100만 이하지만 UHWM은 분자량이 300만~600만에 이른다.

우리 군함 중에는 독도함이 유일하게 UHWM 홋줄을 쓰고 있다. 굵기는 12cm로 가늘지만 1만4000t급 독도함을 정박지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붙잡는다.

홋줄은 엄청난 무게를 견뎌야 하기에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조그만 흠집만 생겨도 끊어질 위험이 있어 바로 교체해야 한다.

현재 군 수사기관에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수사 중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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