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적 항공기’ 감시 장거리 레이더 개발사업 재추진

노후 레이더 교체…KADIZ 침범 중·러 군용기 탐지·추적
전술입문용훈련기 TA-50, 9400억 투입 20여대 추가 확보
DMZ 지뢰 제거 투입 장애물개척전차 양산…하반기 계약
치누크 헬기 성능개량 사업…주한미군 도입 10여대 제외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군용기를 감시하는 장거리 레이더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 재추진된다.

방위사업청은 24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2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이같은 내용의 장거리 레이더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장거리 레이더 사업은 공군이 산 정상 등 고지대에서 운용하는 고정형 방공 레이더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2500억원 상당으로 2029년까지 10대 안팎의 장거리 레이더를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장거리 레이더는 KADIZ를 침범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의 군용기를 포함한 항공기의 궤적을 탐지·추적한다. 북한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 등도 탐지 가능하다.

군은 노후한 장거리 레이더를 교체하기 위해 LIG넥스원을 국내 개발업체로 선정, 2011년 사업에 착수했지만 지난 2014년 운용시험평가에서 일부 항목이 기준치에 미달해 ‘전투용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16년에는 감사원 감사에서 시험평가 조작 의혹 등 문제가 발견돼 2017년 9월 사업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다만 개발이 중단되면서 노후화된 레이더에 대한 교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레이더 중 절반 이상은 1990년 이전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명연한(20년)을 넘긴지 오래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해 작전중단 시간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사청은 올해 하반기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체계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체계개발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장거리 레이더 양산은 2025년부터 시작돼 2029년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LIG넥스원도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장거리 레이더 개발 사업과 관련해 입찰참가제한 취소 행정 소송에서 승소한 만큼 재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은 방사청 대변인은 “이번에 기술수준이 상당 수준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며 “국내개발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판단이 됐다”고 밝혔다.

방추위에서는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구매계획도 확정했다. 노후된 F-5 전투기가 도태되고, KF-16 전투기의 전투임무 전환에 따라 부족한 전술입문용 훈련기를 국내 구매로 추가 확보하는 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2024년까지 총 사업비 9400억원을 투입해 TA-50 훈련기 20여대를 구매한다.

또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통제구역에 묻혀 있는 각종 지뢰를 제거할 장애물개척전차도 본격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장애물개척전차는 지난해 7월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았다.

차체 전면의 지뢰제거용 대형 쟁기를 지면에 박아 넣고 땅을 갈아엎어 묻혀있던 지뢰가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대인 및 대전차 지뢰를 제거할 수 있다. 자기감응지뢰 무능화 장비로 자기장을 발사해 차량 앞에 매설된 자기감응지뢰를 터뜨려 무력화하는 성능도 갖췄다.

이와 함께 8200억원 상당 CH/HH-47D(치누크 헬기) 성능개량 사업추진기본전략 수정안도 함께 심의·의결했다.

치누크 헬기 성능개량의 경우, 1988년부터 도입한 한국군 치누크 헬기 30여 대를 대상으로 조종실 업그레이드(디지털화), 위성통신 장비 추가, 엔진 출력 개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지난 2014년 대형기동헬기 2차 도입 사업으로 들여온 주한미군 치누크 헬기 10여 대는 노후화 등의 문제로 성능개량에서 제외됐다.

박 대변인은 치누크 헬기 성능개량과 관련, “지난 2월 합동참모회의에서 변경된 내용을 반영해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수정하는 것으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3000억원 규모의 F-15K 전투기 성능개량을 위한 항재밍 GPS체계 구매계획도 방추위에서 심의·의결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