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국방장관, ‘초계기 대립’ 이후 싱가포르서 극적만남…“관계개선 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일 18시 05분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31일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환영행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인사를 하고 있다. © 국방부 제공=뉴스1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31일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환영행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인사를 하고 있다. © 국방부 제공=뉴스1
한국 해군 함정을 대상으로 한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 문제로 5개월 넘게 첨예하게 대립해온 한일 국방당국이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관계를 개선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은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 등 동북아 지역의 주요 안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한일 군 당국간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초계기 문제로 야기된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한 양국간 실무협의도 지속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초계기 위협비행 문제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의견 나눴다”며 “양국이 앞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는데 의견을 일치시켰다”고 했다. 이어 “한일은 인접한 우방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공조할 필요성이 있다”며 “양국관계가 개선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도 일본 측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한국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사건 책임 여부를 놓고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고, 이로 인해 냉각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잘잘못을 가리는 문제를 뛰어넘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 역시 이날 “사안이 마무리 됐다기 보다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데 의견을 일치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장관은 일본의 수긍 여부를 떠나 일본 방위상에게 일본 측 주장과 달리 한국 해군 함정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실제 함포 사격 등에 쓰이는 추적레이더를 비춘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사안의 본질이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은 일본 측의 위협 비행 행태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일 국방장관이 만난 건 지난해 10월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회담을 가진 이후 7개월 여 만이다. 초계기 사건의 책임 문제를 놓고 한일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만큼 일각에선 이번 양자 회담이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양국은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단이 입국한 5월 31일까지 막판 조율을 거친 끝에 회담 일정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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